읽은知

(묵은지)힐링소사이어티

필85 2010. 1. 5. 09:22

 

(2001년 4월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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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소사이어티”을 읽고

(이승헌 지음, 한문화사, 215페이지)


  “힐링 소사이어티(Healing Society)", 이 책은 서적 전문사이트인 아마존 탓 컴에서 베스트 셀러가 된 후에,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책으로 유명하다.


작가는 종교와 사상, 민족과 인종을 초월해 지구사랑, 인간사랑을 위한 세계인들의 연대에 힘써온 평화운동가이자 명상지도자이며, 세계적인 명상지인 미국 애리조나주 세도나에 머물며 전쟁과 빈곤퇴치, 환경운동 등을 통해 지구를 치유하기 위한 ‘마고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새천년평화재단 총재, 밀레니엄세계 평화회의 이사, 밀레미엄 아시아평화회의 회장이며, 저서로는 〈단학〉, 〈뇌호흡 1․2․3〉, 〈나에게서 나에게로〉, 〈사람안에 율려가 있네〉등이 있다.


  책의 전체적인 주제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깨달음을 통하여 이 사회와 인류를 치유(Healing) 하자는 것이다. 깨달음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누구나 도달할 수 있는 구체적이며 현실적인 목표이며, 뇌를 이용해 도달할 수 있는 심리적인 현상이다. 그리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생명체에게 이로움을 주는 삶을 살고자 하는 아주 단순한 선택이다.


결국, 깨달음이란 진정한 “나(자아)”를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농부가 송아지를 길들이기 위해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코뚜레를 꿴다. 그리고 처음에는 고삐를 당기고 회초리를 들다가, 시간이 지나면 말 한마디 하지 않고서도 소를 몰 수 있으며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피리만 불고 있어도 알아서 간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소는 사라지게 된다. 즉 탐욕과 욕망은 사라지고 진정한 자아만 남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삶이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돌아볼 수 있는 좋은 이야기이다.


지금의 내 자신은 참 자아(농부)를 발견하고 내 몸과 마음을 어느 정도 규율할 수 있는 단계일까? 아니면, 코뚜레도 궤지 못하고 커다란 눈으로 두려움에 떨고 있는 한 마리의 소는 아닐까? 작가는 고된 수련 중에 깨달음을 얻으면서 몸속에서 절로 울려나오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것은, “내 몸은 내가 아니라 내 것이다”,  “내 마음은 내가 아니라 내 것이다” 처음 이 화두를 접하였을 땐 무슨 의미인지 전혀 알 수 없었지만, 책을 읽는 동안 그 메아리가 생생해지고, 나의 뇌에 가라앉게 되었다. 즉, 우리에게 몸과 마음보다 더 높은 차원의 “신성”이라는 존재가 있으며, 그것이 바로 우리의 참된 자아라는 것이다.


그러면 참된 자아를 찾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여기서는 뇌호흡의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우선, 뇌의 구조에 대하여 먼저 알아보자. 뇌는 세 개의 층으로 나뉘어져 있다. 논리적 추리, 이성적인 분석과 판단, 기억에 관여하는 제일 바깥쪽의 “신피질”, 감정과 욕구의 영역인 중간층의 “구피질”, 그리고 소화, 호흡, 순환 등 자율신경조직을 관장하는 가장 안쪽 층인 “뇌간”이 있다. 뇌호흡의 핵심이 되고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 뇌간이다. 마취주사 대신 최면을 이용해서 수술을 할 수 있는 것도, 반신불수의 환자가 화재가 났을 때 벌떡 일어나 몸을 피하게 되는 것도 뇌에 들어가는 정보가 신피질의 이성적인 판단을 거치지 않고 바로 뇌간에 도달한 경우이다.


뇌간에 잠재된 능력을 끌어 낼 수만 있다면 초인적인 힘이나 기적적인 치유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뇌간과 만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창조주와의 만남이며, 뇌호흡법은 이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그리고 책에서는 뇌호흡의 간단한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작가는 이 개인적인 깨달음을 얻은 뉴휴먼 공동체를 만들어야 하며, 그렇게 하여 이 사회를 바꾸어 나가고, 종래에는 지구가 바뀌게 된다고 한다. 깨달음만이 희망이며 그것만이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한 단계 더 높은 영적인 차원으로 진화하는 유일한 길인 것이다


   보통, 책을 읽고 나면 상식, 지식 또는 지혜를 얻거나, 카타르시스를 경험하지만 이렇게 영적인 도움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가장 가슴에 남는 말은 “내 몸은 내가 아니라 내 것이다”, “내 마음은 내가 아니라 내 것이다”라는 어구였다. 세속인으로서 참된 자아를 찾기란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지만 내가 세상일로 잠시 불안해 할 때, 그 말을 음미해 보면 큰 도움이 될 때도 있었다. 그리고 뇌호흡도 마찬가지이다.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책을 읽은 그 다음 날, 나의 몸과 나의 마음외에 참 자아가 있다는 것과, 뇌속 깊숙이 나의 본질중의 하나인 뇌간에 접근하고자 의식하면서 명상에 잠겼을 때, 그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한층 더 자유로워진 것 같았으며 예전에는 아주 고통스러웠던 체조도 느낌자체를 관조해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작가가 얘기하는 것처럼 “참되게 살고자하는 사람들 사이에 힐링이 하나의 트렌드가 될 수 있을까? 그렇게 하여 전 세계가 달라질 수 있을까?” 하는 것에 관하여는 의문이 가기도 한다.


 얼마 전 우연히 직장교육 중 친절에 관한 강의가 있었는데 요즘은 “고객만족”에서 “고객감동”으로 그리고 “고객졸도”까지 갔다고 하며, “전화벨 울리기 전에 받기 운동(?)”도 한다고 한다. 바쁜 업무 중에 전화를 받거나 민원인이 찾아와서 내 소관도 아닌 업무로 말을 걸어온다면, 민원인을 그 자리에서 “졸도” 시킬 만큼의 친절이 나오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나는 민원인을 대하거나 전화를 받을 때마다, 얼굴표정을 밝게 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화상전화가 아니기는 하지만, 나의 목소리가 전화선을 통하여 나의 기운과 함께 전달되기 때문에 상대방도 꼭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느낄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고객감동”이니, “고객졸도”니 하는 것보다 직원이 나를 진실한 마음으로 상대해 주고 있구나 하는 것을 기운으로 전달해 주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 그렇게 하면서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줄 수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아지고 업무도 신나게 할 수 있다.


수련을 지도하시는 선생님께서는 동료의 피곤을 풀어주기 위해 나의 기를 모아 어깨를 두드려 주는 행위는 나의 몸에서 기가 빠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의 피로도 풀려지면서 내 몸도 좋아진다고 하였다. 이 두 가지 예가 바로 “상생”의 원리이고 “깨달음의 자그만 실천”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명상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또 바쁜 시간 때문에 나를 잊고 내 몸과 내 마음만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 볼만한 책이다. 읽고 실천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2001. 4. 11(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