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知
내 젊은 날의 숲
필85
2011. 12. 8. 09:28
김훈은 <내 젊은 날의 숲>에서 사랑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내 생각은 그렇다.
소설속의 내가 휴전선과 인접한 수목원에서 식물들의 세밀화작업을 하던 1년 동안의 일을 김훈은 세밀하게 표현했다. 그 동안 공무원 뇌물수수죄로 복역하다가 모범수로 가석방되어 나온 아버지는 병으로 돌아가시고, 수목원 연구실장의 자폐아 아들은 재혼한 전처에게 갔다.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된 장교는 제대를 하면서 나에게 연락처를 남겼다. 나는 그 장교의 부탁으로 한국전쟁 당시 전투 중에 숨져 흙속에 파묻혀 있던 유해 발굴작업에 동참하여 유골의 모습도 그려줬다.
작가 김훈은 2009년 가을부터 2010년 초여름에 이르는 동안 휴전선 이남의 여러 지방을 여행하였고 이 책의 대부분은 그 여행의 소산이었다고 밝혔다. 그의 글은 <칼의 노래>, <현의 노래>에서처럼 짧고 단호했지만, 책을 덮는 순간 나의 느낌은 허전했다. 김훈의 글은 예전에 비해 더없이 공허했다.
앞의 두 소설에서는 문장은 짧았지만 묵직한 느낌이 있었으나 이번 소설은 내용 없이 말과 글들이 이리저리 배열되었던 것 같다. 주제에 대한 집중력이 약했던 같다.
- 김훈 장편소설, 문학동네
- 201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