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知
역사속에서 걸어 나온 사람들
필85
2012. 4. 19. 17:06
33세에 요절한 일본인 작가의 중.단편 4편을 신용복 교수가 새롭게 엮은 책이다.
<산월기>는 시인이 되지 못하고 호랑이가 되어버린 '겁 많은 자존심'과 '존대한 수치심'을 가진 자의 이야기이다. <명인전>은 활쏘기의 최고에 경지에 오른 남자에 대한 글이며, <제자>는 공자의 제자 자로에 대한 이야기이다. <제자>에서 자로는 처음에는 공자의 가르침에 반발하지만 차츰 그의 가르침에 감화되어 나중에는 선정을 베풀고 자신은 대의를 위해 희생당한다.
이 책의 하일라이트는 <이능>일 것이다. 한나라 무제 시대의 장수 이능은 흉노족을 토벌하러 갔다가 포로로 잡힌다. 고국에서는 간신의 계략으로 이능의 가족은 몰살당하고 자신은 변절자로 낙인 찍힌다. 이능은 그를 잘 대해주는 흉노족의 왕과 고국생각에 갈등한다. 독자는 이능의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며 함께 고민하게 된다. 여기에 이능을 변호하다 궁형에 처해진 <사기>의 저자 사마천의 이야기가 더해져 흥미롭다.
신용복 교수는 추천, 감역의 말을 통해 '인간은 역사속에서 걸어 나오고 역사속으로 걸어 들어간다'고 했다.
이 책의 저자인 나카지마 아츠시는 중국 고전의 역사에서 위대한 인물을 끌어내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간의 다양한 욕망과 삶의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엄마의 자궁에서 태어나 무덤으로 향해 가는 내게도 역사라는 것이 적용되거나 의미가 있을까마는 적어도 내 개인의 역사는 만들어 가야 되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