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영하 5도 후덜덜

필85 2012. 12. 9. 20:25

지하주차장의 온도는 13도였는데 밖으로 나오자마자 온도계는 급속히 영하로 떨어졌다. 급기야 영하 5도까지.

 

오늘은 파도도 조금 있다. 다행히 요즘 입수전 체조는 평소 가방을 모아두는 곳에서 하기 때문에 체온을 조금 더 유지할 수 있다. 나는 추위에 조금 적응하기 위해 바지와 외투는 벗어 두고 몸을 풀었다.

 

입수. 예측한 대로 바다는 차가워질대로 차가워져 있었다. 지난 주의 차가움과는 다르다. 아무 생각없이 그냥 내 달렸다. 제법 해안가로부터 멀어져셔야 정신을 차리고 수영을 즐기기 시작했다.

 

바다에서 나온 뒤 부터가 죽음이다. 손이 얼어 말을 듣지 않아 바지를 갈아 입으면서 애를 좀 먹었다. 준비해 둔 조그만 세숫대야에 손발을 녹이고 나서야 정신이 좀 들었다.

 

회원 누군가가 준비해 준 유자차도 도움이 되었다. 혼자라면 절대 못할 일을 여럿이 있으니 한다. 바다에서도 내가 위험에 처하게 될 때 누군가 나를 도와 줄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수영한다. 여럿의 힘은 참으로 대단하다는 것을 실감하는 아침이었다.

 

차가운 바닷물로 나의 뇌를 깨끗이 한 번 씻긴 상쾌한 아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