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본知

호정메디컬요양병원치과

필85 2013. 3. 10. 16:18

호정메디컬요양병원치과


  2,3일전부터 오래전에 덮어씌운 이가 스쳐지나가는 듯이 아팠다. 좀 참으려고 했지만 빨리 가는 게 좋다는 주위 의견에 따라 직장근처 치과를 직원들에게 추천 받았다. 두 곳을 추천 받았는데 한 곳은 세련된 시설과 예약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곳이었고 한 곳은 그렇지 못한 곳이었다. 나는 시설이 좋은 치과보다 ‘다른 곳에서는 이를 뽑아라고 하는데 이곳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고 치료를 했다.’는 곳을 가기로 마음먹고 네이버에서 거리뷰로 대강의 외관을 보아두었다.


  경찰서만큼 가기 싫은 치과를 큰 맘 먹고 찾아 나섰다. 건물 앞에서 네이버에서 본 이ㅇㅇ 치과 간판을 찾았지만 없었다. 그새 망했는가 보다, 하고 자세히 뜯어보니 ‘호정메디칼 요양병원’이라고 적인 큰 간판위에 치과표시가 있었다. 호정메디컬병원이 요양병원으로 바뀌면서 합친 것 같았다.


6층에 도착하니 층내에 불이 모두 꺼져있었다. 보통은 점심시간이라도 안내하는 간호사가 있기 마련인데, 역시 망했는 가 보다, 하고 발길을 돌리려다 안쪽에서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가운을 입은 노인이 약을 분류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이라고, 좀 기다리라, 하고 말했다. 그러고마 하고 나는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2시 10분전 쯤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한두 명씩 들어왔다. 수속을 하고 진료실에 들어가서 아픈 곳을 이야기하자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의사는 망치로 두드려 보기도 하고 바람을 불어 보기도 하면서 이상이 없다고 하였다. 엑스레이도 찍어봤지만 이상이 없다고 하면서 좀 더 두고 보자고 하였다. 정히 안 좋으면 인사돌이라도 사먹어라고 했다.


환자가 아프다고 하면 10년도 넘게 덮어 두었던 곳 그냥 벗겨서 새로 치료하고 야무지게 한 번 더 덮어주면 수입이 괜찮을 건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그러겠다고 하였다.


의사가 스케일링 한 지 얼마 되었냐고 물어서 2년은 넘은 것 같다고 하면서 온 김에 스케일링이나 하고 가겠다고 했다. 의사는 7월부터 보험이 되니 그때 잊지 말고 오시라고 하였다. 나는 좀 독특한 의사라고 생각하면서 그러겠다고 하였다.


    진료를 마치고 나오는 데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내리는 비를 손수건으로 머리부분만 가리고 뛰다가 걷다가 하면서 사무실로 돌아오면서 나는 오늘따라 내 발걸음이  가볍다는 생각을 했다. 7월에 꼭 가리라고 책상달력에 메모를 해 두었다.


나는 내가 가는 공간이 이렇게 의미있는 곳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