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知

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플랜

필85 2019. 2. 17. 23:33
이 책의 저자가 꿈꾸는 유토피아는 모든 국민에게 현금을 무상으로 지급(조건없는 기본소득)하고 주당 15시간 노동하는 곳이다. 그리고 국경이 사라진 곳이다. 정신나간 소리같지만 저자가 쏟아내는 역사적 사실과 실험결과, 논리적 증거들은 리얼리스트(현실주의자)를 설득시키기에 충분하다.

저자는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비현실적이고 비이성적이어야하고 불가능에 도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점을 기억하라. 노예제도를 폐지하고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하고 동성결혼을 요구했던 사람들은 처음에는 미치광이라는 낙인이 찍혔었다. 그들의 주장이 옳았다고 역사가 증명할 때까지는 그랬다."(269쪽)

  그의 주장은 명확하다. 예를 들면, 빈곤층의 문제는 수중에 돈이 없다는 것이고 노숙자의 문제는 잘 곳이 없다는 것이니 빈곤층에게는 현금을 노숙자에게는 집을 주라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관리해오고 있다. 빈곤층과 노숙자의 조건을 조사하고 계층을 나눈다. 이후에는 일자리를 알선하고 물건을 사주고 자립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이면 그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현금을 지급할 수 있으며 제공할 수 있는 빈집은 차고도 넘친다.

  "유토피아는 지평선 위에 있다. 내가 두 발자국 다가서면 유토피아는 두 발자국 물러난다. 내가 열 발자국 다가서면 유토피아는 열 발자국 멀리 달아난다. 아무리 다가선다 하더라도 절대 유토피아에는 다다르지 못한다. 그렇다면 유토피아는 왜 존재하는가? 바로 우리를 전진하게 만들기 때문이다."(에두아르도 길레아노)(256쪽)
유토피아의 존재 이유에 대하여 저자가 인용한 문구다. 아일랜드 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진보는 유토피아를 깨달아 가는 과정'(23쪽)이라고 했다.

  고용없는 저성장 시대, 경쟁이 일상이 된 시대, 자비심이 사라진 이 땅에서 우리가 유일하게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유토피아를 쫒는 것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나의 유토피아, 우리지역의 유토피아를 만드는 것이다.

나의 유토피아에서는 일하지 않아도 기본적인 소득을 받을 수 있고, 일주일에 15시간 일하면서 여권없이 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