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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볼_1루로 다시 돌아갈 필요는 없다

필85 2019. 11. 23. 23:25


야구 게임에서 승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점수를 낼 수 있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 점수는 누가 내는가? 타율이 중요한가? 아니다. 문제는 출루률이다.


영화 <머니볼>(2011)은 오직 데이터만을 기반으로 하여 선수를 스카웃하여 팀을 꾸리는 '머니볼'이론을 실제로 적용한 '오클랜트 에슬래틱스' 팀의 사례를 영화로 만든 것이다. 구단주 빌리 역할은 브래드 피트가 맡았다.


빌리 자신도 실력보다는 외모, (육감적인) 가능성 판단에 의해 스카우트 당한 뒤 결국 야구장에서 꽃피지 못하고 쓸쓸히 선수생활을 접은 스포츠인이었다. 빌리는 타 구단과 협상을 벌이던 중, 타른 팀에서 일하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 한 명을 발견하고 그를 스카웃 한다. 빌리는 경제학을 전공한 그의 조수와 함께 게임의 룰을 바꾸었다. 최저 비용으로 전무후무한 20연승의 기록을 세웠다. 


물론 이론대로 잘 되지 않았다. 시즌 초기에는 연패를 거듭했고 감독은 구단주의 의도대로 선수를 기용하지 않았다. 이혼 후 따로 사는 그의 딸도 빌리의 실직을 걱정하였다. 이러한 어려움은 오직 자신의 길이 옳다는 신념을 통해서 극복되었다. 믿음에 기반하여 과감하게 선수 트레이드를 시작하면서 감독을 몰아붙였다. 이와함께 믿음과 데이터로 선수 개개인을 설득시켜 나갔다.


  가장 감동적이면서도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생각되는 장면이 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빌리는 챔피언이 되지 못했다는 사실에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의 조수는 그에게 오클랜드 마이너리그의 경기 장면 하나를 보여준다. 몸이 비대하여 늘 1루까지만 뛰는 선수 한 명이 이번에는 1루를 지나쳐서 뛰다가 넘어지고 급하게 다시 1루로 몸을 던져 돌아오는 장면이 있었다. 그런데 주루 코치와 상대편 1루수가 그에게 계속 뛰라고 떠들어 댄다. 사실 그는 홈런을 때렸던 것이었다.


우리는 생각했던 그 이상의 일을 해냈지만 그게 아니라고 스스로를 깍아 내릴 때가 있다. 빌리도 그의 팀이 챔피언이 되지는 못했지만 게임의 룰을 바꿨고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부와 명예를 건네줬으며, 시민들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선사했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나보다 나은 사람이다. 1루로 다시 돌아갈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