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知

서평 쓰는 법_이원석_200126

필85 2020. 1. 26. 12:09

(페묵 미게시 글)


"서평 쓰기는 단순한 개인적 도락을 넘어서서 강력한 정치적 행위로 이어집니다.

여러분이 좋은 책을 읽고 멋진 서평을 쓰는 것은 우리사회를 변혁시키는 교양혁명의

첫 걸음입니다."

가벼운 독후감 쓰기를 해왔던 내게 무겁게 다가오는 문장이다.


1주일에 한 권씩 20여년간 책을 읽어왔다. 오랜 기간 책읽기를 통해 얻은 것이 있다.

어떤 책이든 읽고 나면, 그 책을 요약하는 데는 자신이 있다. 이제 서평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스스로 진단해 본다. 지난해 부터 새롭게 시도하는 것이 책 한 권을 읽고

이제까지 읽었던 책을 불러내서 두 세권을 서로 엮어보는 것이다.


여기에는 세가지 정도의 방법이 있다. 공시적 맥락과 통시적 맥락, 작가 맥락이 그것이다.

공시적 맥락은 현재 시점에서 그 책이 의미하는 바를 강조 또는 반대하는 책들을 비교평가

하는 것이다. 두 세권의 책을 종합해 보면 새로운 직관을 찾아 낼 수 있다고 본다.


이와는 달리 통시적, 시계열적 분석 또한 새로운 생각을 일으키게 한다. 무슨 책이든

시대적 맥락없이 탄생하지는 않았다. 생각의 근원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그 근원을

찾아보고 내가 읽을 책을 분석하다보면 앞으로의 일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은 작가적 맥락의 이해다. 책은 곧 그 사람이다. 저자를 중심으로 책을 해석하다 보면

뜻밖의 답을 찾을 수도 있다.


많은 책을 읽었다고 할 수는 없으나 내가 읽은 천여 권의 책은 레퍼런스로 삼기에 나쁘지 않은

분량이다. 내가 현재 읽고 있거나 앞으로 읽을 책 중에서 과거 읽은 책들과 연관짓지 못할

책은 없다고 생각한다. 


위 문장은 다소 슬프다. 미지의 세계를 탐구할 정도의 패기는 이제 사라져버린 50대 중반의

자위일지도 모르겠다. 되새김질하는 인생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