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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액션과 그걸 살리는 촬영, 광속으로 움직인 카메라에 130분 동안 심장이 쫄깃

필85 2022. 8. 15. 10:09

"의문의 작전에 투입된 `카터`가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을 되찾고 미션을 성공시켜야만 하는 리얼 타임 액션"

 

보통의 영화 기본 정보에는 줄거리의 대강과 director's statement, about movie 기타 등등 잡다한, 읽어볼 만한 글을 다 읽을 수도 없게 주저리 주저리 적어 놓는다. 영화 <카터>(2022, 정병길)는 두 줄이다.

 

'그냥 액션', 이 말 한 마디로 영화 끝!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한 호흡으로 주인공 카터(주원)의 액션이 2시간 10분을 지배한다. 다양한 액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액션씬은 '평행 동체 액션(가칭, 필자가 지어낸 말)'이다. 주인공이 타고 있는 학원차량의 좌우에 같은 규모의 CIA요원이 탑승한 차량이 붙었다. 같은 속도로 달리면서 이차에서 저차로 무지막지하게 주먹이, 총알이 오고간다. 달리고 있는 차량에서 액션은 그 속도감이 배가된다.

 

평행 동체 액션은 오토바이로 옮겨갔다. 두 바퀴로 달리는 차량에서 오토바이를 이리저리 옮겨 타며 위태위태하게 치고박는다. 네 바퀴 동체에서 두 바퀴 동체로 바뀌는 순간 관객의 심장은 더 쫄깃해진다. 여기서 끝이라면 섭섭하다. 이번에는 하늘이다. 바퀴로 달리는 차량은 그래도 땅을 딛고 있었다. 이제는 헬기와 헬기가 같은 속도로 날아다니며 주인공이 넘나든다. 

 

두 번째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촬영기법이다. 배우의 액션을 촬영카메라가 모두 담아낸다. 원테이크로 찍는 다는 것은 (영화기법에 문외한이지만) 촬영팀의 두뇌와 발이 광속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 쯤은 안다.

 

인상 깊은 장면이 있었다. 일간지를 실은 승합차량이 뒷문이 개방된 채로 달리다가 정차하는 장면이 있었다. 카메라는 도로와 차량 밑바닥 사이를 비추고 있었다. 이어서 카메라는 먼저 승합차량을 저만치 보내놓고 마치 카메라가 동력을 갖춘 것처럼 뒤따라 가서 멈추었다. 이 장면을 보고 있노라니 내가 마치 그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내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가 멈추었다. 새로운 맛이었다.

 

내용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게 좋겠다. 주원도 몸으로 충분이 자기의 진가를 나타냈다.

 

무더위를 잊기에 좋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