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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보는 서울대 의대생은 자긍심을 느꼈을까? 불편했을까?

필85 2022. 12. 30. 18:02

드라마 스카이 캐슬하면 떠오르는 것은 ‘2019JTBC 최고 시청률(23.8%)’를 기록한 것과 함께 주제가인 ‘we all lie’. JTBC 전체 최고 시청률 순위는 최근 방영된 재벌집 막내아들때문에 3위로 밀렸다. 1위는 부부의 세계(28.4%)’. 돈과 명예를 위해 우리 모두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가사는 가수 하진의 고급스러운 샤우팅과 잘 어울린다.

 

줄거리는 이렇다. 서울대 의대에 입학한 영재(송건희)가 여행을 간다는 핑계로 집을 나갔다. 아들을 찾아다닌 어머니가 아들의 태블릿에 담긴 글을 보고 자살했다. 이들이 사는 곳은 스카이 캐슬이다. 이곳은 유럽풍 최고급 석조 건물이 들어선 곳으로 자녀의 서울대 입학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부모들이 사는 곳이다. 나는 서울대 의대 입학이라는 대사를 드라마에서 이렇게 대놓고 많이 듣기는 처음이다. 서울대 의대에 다니거나 졸업한 사람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자긍심을 느꼈을까? 불편했을까? 그것이 제일 궁금했다.

 

영재네가 떠난 집에 전혀 다른 교육이념을 가지고 이를 실천하고 있는 이수임(이태란)이 들어온다. 남편 황치영(최원영)은 주남대학병원 의사이고 아들 황우주(찬희)은 고등학교 수석 입학을 할 정도로 뛰어나다. 황우주와 공동 수석을 한 강예서(김혜윤)도 스카이 캐슬에 산다. 강예서의 아버지 강준상(정준호)도 주남대병원 의사다. 드라마를 이끄는 사람은 예서의 어머니인 한서진(염정아)이다. 아파트 한 채 값을 들여서라도 서울대 의대에 보내겠다는 한서진과 영재 어머니의 자살 사건을 소설로 쓰려는 이수임, 이 두 사람이 맞서는 것이 이야기의 줄기다.

 

초반을 지나고 나면 이 드라마의 거대한 빌런이 등장한다. VVIP만 상대로 입시지도를 하는 코디네이트 김주형(김서형) 선생이다. 김선생은 합격률 100%를 자랑한다. 의뢰한 모든 학생이 단 한 명도 남김없이 합격한다는 것은 정의롭지 않거나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하다는 것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궁금증은 증폭되고 시청률은 이에 비례하여 최고를 경신한다.

 

당초 16회에서 4회를 연장하면서 뒷부분이 추리극으로 바뀌긴 했지만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은 최고다. 반복적인 서울대 의대 입학이라는 외침에 대한민국 교육 열병을 한번 앓았던 사람이면 TV앞에 앉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자녀를 통해 자신을 증명하고자 부모가 있는 한 교육으로 인한 폐해는 계속될 것이다. 얼마나 더 욕심을 채워야 할까? <인간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라는 제목의 톨스토이 단편소설이 떠오른다. 자녀가 나중에 가지게 될 돈과 명예보다는 지금 가질 수 있는 웃음에 더 가치를 둔다면 조금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