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루가를 사냥하는 북극곰_기후위기+행동사전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나태함, 낙관심리, 나 한 사람이 뭘 할 수 있겠냐는 무력감, 그도 아니라면 어쨌거나 경제성장만은 되어야 한다는 골수에 박힌 이데올로기’
눈앞에 닥친 기후위기에도 우리의 행동을 가로막는 힘이 무엇인지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말입니다.
<기후위기+행동사전>, 우석영 작가를 비롯한 5명의 전문가가 모여서 책을 펴냈습니다. 생태전환 연구자, 기후경제 전문가, 기후정의 활동가, 과학기술소통 전문가, 해양과학자가 함께 기후위기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놓았으니 말 그대로 ’ 사전‘입니다.
책의 서문에서 발간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저자들은 ’우리에게 다가서고 있는 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앎과 토론, 행동과 연대의 확산에 이 책이 하나의 작은 불쏘시개가 될 수 있기를‘바랐습니다.
책의 부제는 ’당황하지 않고 새 시대를 사사는 법‘입니다. 새 시대는 어떤 시대일까요? 그 내용이 궁금했습니다. 1부에서는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설명하고 원인을 분석합니다. 2부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큰 그림과 정책, 시민행동 요령을 안내합니다. 새 시대는 ’새로운 시대’라는 의미보다는 ’우리가 맞이할 어두운 미래‘였습니다.
새롭게 깨우치게 된 내용이 많습니다. 예를 들자면, 해양이 지구의 ’온도조절장치‘ 역할을 한다는 사실, 인간의 (나쁜) 영향력이 자연의 거대한 힘과 겨룰 정도가 되었다는 ’인류세‘ 설명, 재활용을 의미하는 리사이클링에는 사용가치를 원래의 물건이 가진 것보다 높게 만든 업사이클링과 그 반대인 다운사이클링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제게 생각의 변화를 준 내용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오늘날의 급격한 기후변화를 초래한 원인이 인간 자신이므로 기후재난을 순수한 의미의(과거의 뜻 그대로) ’자연재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수많은 가뭄과 홍수에 대하여 우리는 얼마나 많이 하늘을 원망하였습니까?
두 번째는 ’기후 부정의‘ 문제입니다. 책임이 제일 적은 국가나 사회집단이 기후 문제로 인한 피해를 크게 입는다면 기후정의에 반하는 일입니다. 개인적인 문제로 좁혀보겠습니다. 기후재난은 에너지 대부분을 소비하는 상류층에 책임이 있지만, 재산과 목숨을 잃는 사람은 가지지 못한 서민 계층입니다. 어떻게 하면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기후정의를 실천할 수 있을까요?
다음은 책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노하우는 부족하지 않다. 부족한 것은 배우고 실행하겠다는 우리의 실천 의지일 뿐이다. ‘실천 의지는 늘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박살이 납니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나태함, 낙관심리, 나 한 사람이 뭘 할 수 있겠냐는 무력감, 그도 아니라면 어쨌거나 경제성장만은 되어야 한다는 골수에 박힌 이데올로기’
다시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의지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도록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과속방지턱과 CCTV, ‘이곳은 사망사고가 난 곳’이라는 표식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속도를 늦춰야 합니다.
https://youtu.be/5T1gOvKc2rQ?si=E8lTnqyW0lPUu6Q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