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知

맡겨진 소녀

책임전가 2024. 5. 6. 21:19

일요일 이른 아침, 클로너걸에서의 첫 미사를 마친 다음 아빠는 나를 집으로 데려가는 대신 엄마의 고향인 해안 쪽을 향해 웩스퍼드 깊숙이 차를 달린다. 덥고 환한 날이다

 

클레어 키건의 소설 <맡겨진 소녀>의 시작 부분입니다. 이 문장은 이야기의 줄거리와 분위기를 모두 말해줍니다. 다섯째 아이의 출산을 앞둔 엄마는 밭일과 집안일에 지쳤고 밥그릇을 하나라도 줄여야 했습니다. 눈치 빠른 아이 한 명을 방학 동안 먼 친척에게,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나 다름없는 부부에게 맡기기로 한 것입니다.

 

덥고 환한 날은 이 소설의 분위기를 말해줍니다. 소녀가 맡겨진 날은 여름이었습니다. 푹푹 찌는 날씨에 땅은 푸석거렸습니다. 신부님이 비를 내려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소녀가 맡겨진킨셀라 아주머니 집에는 더위만큼 불편한 비밀이 있었습니다.

 

소설 전체를 감싸는 분위기는 환합니다. 아주머니는 정성을 다해 소녀를 씻기고 먹였습니다. 소녀에게 토스트를 굽는 법을 가르쳤습니다. 아저씨는 책을 읽어 주고 달리기를 연마할 수 있게 도왔습니다. 소녀는 집에 돌아갈 때 충분히 배웠고 충분히 자랐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녀가 아주머니 집에서 배훈 교훈이 소설의 핵심입니다. 그것은 말하지 않기의 중요성입니다. 아저씨는 입 다물기 좋은 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너무 많아라고 소녀에게 말합니다. 집으로 돌아왔을 때, 엄마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고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지만, 소녀는 그때가 입 다물기 좋은 기회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휴대전화기 메모장에 적어둔 비트겐슈타인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말해질 수 있는 것은 분명하게 말해질 수 있다. 그리고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비트겐슈타인 평전>의 저자 레이 뭉크논리적, 철학적 진리와 윤리적인 주장을 모두 표현하였다.’라고 말했습니다.

 

살아가면서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않아야 하는가,를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질 수 있다면 우리 삶은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말보다 더 큰 상처는 없습니다.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독서는 나의 말을 다듬기 위한 과정입니다.

 

  아내가 영화의 전당에서 <말없는 소녀>(2023)를 보고 원작 소설을 샀습니다. 아내는 영화가 더 좋았다고 했습니다. 소설을 먼저 읽은 저는 영화를 보고 싶지는 않았다. 소설 속 문장들이 아름다웠고 저만의 상상력으로 만든 영상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문장은 간결하지만, 독자에게 건네는 의미는 풍부합니다. 영어문장으로 읽고 싶은 욕심이 생겨 원서를 주문했습니다.

 

  독후감을 다 썼습니다. 글을 쓰면서 제가 하는 일은 써야 할 문장과 쓰지 말아야 할 문장을 고르는 일입니다.

 

 

https://youtu.be/fsaCkGMfNlU?si=A4Y4sSjyJlLQUhu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