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호는 특이한 작가다.
정신과 전문의로서 취미로 클래식 음반 수집을 시작한 이후,
성년이 되어서는 유럽각지로 음악 여행을 떠나는 매니아 수준까지
그리고 그 분야의 문가가 되었다.
'풍월당'이라는 클래식 음반 전문매장도 운영한다.
그는 최근 의사직을 그만두었다고 한다.
두 권의 클래식 서적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주제별로 저자가 감동을 받은 음반을 소개한다.
책에는
저자가 인상깊은 음반을 처음 만났을 때의 일화,
베토벤부터 라벨, 림스키코르사코프까지 작곡가에 대한 이야기,
음반을 녹음한 백건우, 굴다 같은 연주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같은 지휘자,
아리안 앤더슨 같은 가수에 얽힌 사연을 풀어놓았다.
이렇게 소개한 음반이 61곡이나 된다.
베토벤과 모짜르트 이름 도만 알고 있는 내가
브루크너, 스메타너, 오펜바흐까지 읽어내려니 쉽지 않았다.
최근 아내가 클래식에 취미를 가지면서 나도 곁불을 쬐고 있는 판에
박종호의 책을 접하게 되어 책 읽기가 행복하였다.
23세 대학원생 시절에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제2번<부활>을 처음 접하고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음악공부를 시작하여 말러 교향곡 2번의 지취자로는
최고 전문가 반열에 오른 길버트 카플란의 이야기는
늦게 피아노를 배우는 나에게 큰 용기를 주었다.
물론 취미로 매니아로 그리고 전문가를 가르치는 전문가로 입지를 굳힌
박종호도 마찬가지다.
이제 책에 소개된 곡들과 음반을 들어가는 과정에
이 을 한번씩 뒤적이는 즐거움만 남았다.
*인용문
최영미 시인이 베네치아를 가리켜
"혼자서는 절대로 여기에 오지마라. 너무 힘들다.
옆에 있는 사람이 누구라도 여자가 그 품에 쓰러질 수 밖에 없는 곳이다."
라고 하였단다.
베네치아 가고 싶다.
독서일 2009.8.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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