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_드라마_예능 190

보는 동안 행복해지는 영화_1초 앞, 1초 뒤

영화의 소재 중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소재는 시간을 거스르는 영화일 것이다. , , 을 비롯한 작품들이 히트를 친 이유는 인간의 한계 상황인 '시간'에 대한 욕망, 즉 시간을 지배하고 싶은 욕망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에서는 사라진 하루에 대한 탐구다. 아이디어가 너무 기발하다. 무엇을 하던 남들보다 늘 1초 앞에 출발하고, 1초 앞에 웃는 '하지메(오카다 마사키)', 이와 반대로 항상 뒤처지는 '레이카(키요하라 카야)'가 영화의 주인공이다. 여기서 밝힐 수는 없지만 아주 특이한 이유로 레이카는 하루를 선물받고, 하지메는 그 시간을 잃어버린다. 하루를 선물 받고 잃어버린 이유가 묘하게 나를 설득시킨다는 게 기분 나쁘기도 하면서 미소를 짓게 된다. 발랄하면서 부드러운 OST, 잔잔하게 흐르는 교토의 풍경..

푸른 눈의 사무라이

넷플의 애니메이션 '푸른 눈의 사무라이'는 쇄국정책을 고수하던 1600년대 일본이 시대배경이다. '푸른 눈'을 가졌다는 이야기는 혼혈이라는 의미다. 버려진 아이 '미즈'는 또래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헐벗으며 굶주림 속에서 자랐다. 칼을 만드는 장인의 집에서 기거하며 무술을 습득하고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미국인 아버지를 그리워하거나 보고 싶어서 찾아 가는 것은 아니다. 죽이기 위해서다. 천벌과 같은 삶을 자기에게 건네주고 자신은 여전희 욕망을 채우기에 여념이 없는 악마와 같은 인간을 없애고 싶은 것이다. 당시에 외국인이 4명이 있었다고 하는데, 실제 아버지는 누군지 모른다. 미즈는 4명 모두를 죽이기로 한다.   8부작으로 꾸며진 애니메이션에는 미즈의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즈를 따르면서 제자가 ..

불안의 등장_인사이드 아웃 2

주인공 라일리가 13세가 되었다. 사춘기가 찾아오면서 라일리의 감정 컨트롤타워는 세대교체가 일어난다. 바야흐로 '불안의 시대'다. 불안과 함께 온 감정은 '당황', '따분', '부럽'이다. '기쁨'이 주 감정이었지만 '불안'이 컨트롤하면서 라일리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행동하게 된다. 고등학교 선수로 발탁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계기인 '하계 하키 캠프'에서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캠프에서 친구와의 우정, 하키 멤버 조직에서의 선후배 관계, 실력 다툼이 감정의 변화와 함께 갈등을 겪는다.   옆자리에서 영화를 보던 딸은 마지막 부분에서 눈믈을 흘리는 것 같았다. 나는 그 정도의 감동은 없었다. 딸은 깊이 동화된 것처럼 보였다. 영화를 보고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했다. 딸..

호기심을 이기지는 못한다_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세상 망한 후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상상력 때문이다. 물과 공기,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에서 인간은 어떤 형태로 삶을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영화에서 보고 싶기 때문이다.  4년 전에 본  는 나의 심장을 두드리기에 충분했다. 는 스케일이 일단 미쳤었다. 모래 폭풍과 기타 씬, 북 치는 장면, 차에 매달린 장대 인간, 모든 장면이 상상이상이었다. 그중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가 사막에서 절망하면서 소리 없이 울부짖는 모습을 나는 잊지 못한다. 올해에 개봉한 는 퓨리오사가 어떻게 근위대장이 되었는지, 여성들을 데리고 탈출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영화다. 4년 전 영화의 전단계다. 풍요의 땅에서 납치당한 퓨리오사는 고난의 시간을 견뎌내고 근위대장의 지위까지 오른다.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

쇼군

유튜브에서 우연히 예고편을 보았다. 이라는 제목의 영상이었다. "이곳엔 그런 말이 있지. 인간은 세 개의 심장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세상 모두가 알 수 있는 '입'에 있고, 하나는 오직 가까운 이들만 알 수 있는 '가슴'에 있고, 그리고 깊게 숨겨진 비밀스러운 하나의 심장은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곳에 있지" 나는 오래전 읽은 루스 베네딕트의 을 떠올렸다. 일본인을 가장 잘 표현한' 국화와 칼', 밖으로는 웃음 짓고 있지만 속은 알 수 없다. 위계와 질서를 위해서는 목숨을 깃털보다 가볍게 여기는 막부시대의 모습을 잘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디즈니플러스에서 볼 수 있는 드라마의 배경은 1600년 경 막부시대 일본이다. 쇼군이 병사하자 다섯 명의 대로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는 중이었다...

우정 그리고 이별, 새로운 만남_로봇 드림

애니메이션 은 대사가 없다. 의성어와 음악으로만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뉴욕 맨해튼에 홀로 사는 '도그'가 반려 로봇을 집으로 들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무사히 조립을 마친 도그는 단짝을 만났다(만들었다). 둘은 공원을 산책하거나 함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사건은 여름날 해변에 놀러 가서 발생했다. 신나게 해수욕을 하고 나서 집으로 돌아가려던 차에 로봇은 작동이 멈춰버렸다. 짠물이 들어가자 기능이 마비되어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로봇은 눈만 깜박이고 있었다. 다시 로봇을 데리러 올 것을 약속하고 도그는 집으로 향했다. 도그는 다음날 공구를 챙겨서 해변으로 갔지만 문이 잠겼고 몰래 들어가려다 절도범으로 잡힌다. 도그의 노력도 헛되이 겨울이 오고 해변은 철문으로 완전히 봉쇄되..

국뽕에 기대어_파묘

어떤 영화든지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을 설득할 수는 없다. 나는 에 관한 기사나 영상을 보면 항상 생각나는 장면이 있다. 는 '좋았다'라고 할 수 없는 영화가 되었다, 내가 설득당하지 못한 그 부분 때문에. 영화는 막바지를 치닫고 있었다. 풍수 전문가 상덕(최민식), 무당 화림(김고은), 장의사 영근(유해진)이 모였다. 일제가 한반도의 기상을 꺾기 위해 (호랑이 모습으로 치자면) 허리에 해당되는 지역에 철심을 꽂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철심을 제거해야 한다는 상덕과는 달린 영근과 화림이 이제 그만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너무 위험하다는 것이다. 일본의 귀신은 한국의 그것과는 달리 다짜고짜 죽여 없앤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최민식이 결연하게 나섰다. 우리의 후손에게 이대로 이 땅을 물려줄 것이냐, ..

LTNS_오랫동안 하지 못했던

제목을 잘 뽑았다. 생각지도 못했다. S가 그런 의미라니. 섹스리스 부부로 살아가는 우진(이솜)과 사무엘(안재홍)이 좋은 먹잇감을 찾았다. 집 값은 떨어지고 호텔 매니저 우진과 택시기사 사무엘의 벌이도 시원찮았는데 좋은 사업 아이템이 생겼다. 바로 불륜커플을 찾아 협박하고 돈을 뜯어내는 것이다. 태어나기를 착하게 태어나고 그렇게 살아온 두 사람의 사업이 잘 될 리 없다. 치밀하지도 못했고 독하게 밀어붙이지도 못했다. 불륜자에게 두세 번 두드려 맞기도 하였다. 드라마 감독은 어떤 불륜 커플에 대해서는 시청자의 이해를 구하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 사회가 관대해진 것일까? 다양해진 것일까? 감독이 다양한 커플을 소개하면서 우진과 사무엘이 오히려 핍박을 받게 하는 이유가 있다. 드라마의 초점은 불륜커플이 아니기..

황야_세 개의 맛집을 한 곳에

"폐허가 된 세상 오직 힘이 지배하는 무법천지 속에서 살아가는 자들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마동석 배우가 말한 영화의 콘셉트이다. 남산 역할을 맡은 마동석은 의 주인공이다. 감독은 마동석과 호흡을 맞춘 허명행이다. 두 사람은 곧 개봉할 에서 합을 맞추었다. 는 마동석의 브랜드인 시리즈, , 그리고 이 적당하게 버무려진 영화다. 마동석의 통쾌한 타격감과 가끔 튀어나오는 맛깔난 개그가 주재료다. 로케이션 장소도 익숙하다. 대지진 이후 그려진 디스토피아, 에 등장한 황궁아파트가 배경이다. 줄거리도 신박하지는 않다. 세계 멸망 이후 등장한 좀비와 바이러스 치료제를 둘러싼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이 줄거리다. 시리즈의 내용과 오버랩되었다. 재미있는 요소만 섞었으니 안 보고는 못 배길걸! ..

또 간 맛집_범죄도시 3

아는 맛인데 또 갔다. 아는 맛이 무섭다고 했던가? 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 이야기다. 2023년 5월 개봉 후, 나는 소식을 기다렸다. 내가 듣고 싶었던 것, 알고리즘에 떠오르기를 기다렸던 것은 빌런의 활약이었다. 에서 장첸 역의 윤계상, 에서 강해상 역의 손석구처럼 서늘한 타격감을 주는 배우를 기다렸다. 초롱이 역을 맡은 고규필의 활약만 패러디되고 있었다. 고규필이 직접 등장해서 연기를 펼치는 영상도 계속 반복되었다. 볼까, 말까를 한참 망설이다. 지난 주말 OTT로 보게 되었다. 는 '와우' 할 만한 포인트가 없었다. 이번에는 사건 소재가 마약이고 악당의 직업이 좀 의외다. 야쿠자가 합세하긴 하였지만 인상 깊지는 않았다. 에는 수십 명의 야쿠자가 등장했지만 단 한 명만 등장시켜 무사도를 체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