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101

올라 가려 하지말고 앞으로 나아가라_김하성 선수가 접영 배우는 사람에게 하는 말

[김하성 : "계속 올라가야 된다고 생각을 하다 보니까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박찬호 선배가 그때 당시 했던 말은 올라간다기보다는 계속 꾸준히 나아간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출처: KBS) 한국인 최초로 샌디에이고에서 수비수로 활약 중인 김하성 선수가 메이저리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였다. 기자회견에서 김하성 선수는 박찬호 선배의 충고가 힘이 되었다고 털어놓았다. 위로만 올라가려 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는 충고는 지나친 성공에 매달려 의욕만 앞세운 자신을 반성하게 만들었다. 하루하루 꾸준히 발걸음을 앞으로 내딛는 것이 성장의 기본이라는 말이다. 소 걸음으로 천리를 걷는다,는 '우보천리'라는 사자 성어가 생각났다. 이와 동시에, 나는 며칠 전 수영장에서 받은 접영 수업이 생각났다. 수영 선생..

수영 2023.11.21

다섯 바퀴 이상 돌 때 횟수 세는 법_자유형 500미터 9분 57초

한 번씩 헷갈릴 때가 있다, 네 바퀴째인지, 다섯 바퀴째인지. 강습시간에 어쩌다 레인에 선두에 서게 되면 다른 무엇보다 내가 몇 바퀴를 돌고 있는지 바짝 신경 써야 한다. 내가 잘못 판단하게 되면 나를 따라오던 수강생들이 한 바퀴를 덜 돌 수도, 더 돌 수도 있다. 원망은 오로지 나를 향하게 된다. 잠시 '딴 생각'을 하면 몇 바퀴를 돌았는지 금방 잊어버린다. 여기서 딴생각이란, 저녁 수영이 끝난 후 후다닥 집으로 달려가서 먹게 될 '바나나 조각을 품은 요구르트'를 떠올리는 것이 아니다. 팔을 제대로 쭉 뻗고 있나? 상체가 가라앉지 않나? 발차기를 좀 더 빨리해야 하나? 뒷사람은 어느 정도 간격으로 따라오나? 등등이다. 지난 주 일요일 오전, 자유형 열 바퀴를 돌자고 마음먹었다. 25미터 레인에서 열 바..

수영 2023.05.30

10년 만에 알게 된 평형의 핵심 '분절', 접영에서 강조하는 '리듬'과는 반대였다

초보자의 어려움 중 하나는 평형이다. 그 이유는 평형은 접영과 배영, 자유형과는 다른 속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바로 분절감이다. 특히 접영에서 강조하는 '리듬감'과는 완전히 대척점에 있다. 펠프스의 스승, 밥 보먼은 '접영은 리듬'이라고 강조했다. 접영에서 리듬이 중요하다는 것은 나도 최근에 더 강하게 느꼈다. 접영을 상상해 보자. 강하게 물을 눌러 차면서 물 밖으로 나온 상체가 물속으로 들어갈 때면 한결 부드럽고 우아해진다. 잠시 물을 타는 가 싶다가 다시 있는 힘을 다해 발 등으로 물을 밀어내면서 앞으로 쓩 달려간다. 리듬을 타게 되면 힘도 덜 들고 빠르게 나갈 수 있다. 접영에서의 리듬 평형은 다르다. 나는 평형을 할 때마다 머리 속에서 평형의 세 가지 요소, 즉 물 잡기, 발차기, 글라이딩을 되뇌..

수영 2023.05.21

백 미터 113초, 50대 후반이면 나쁘지 않은 듯. 올해는 수영대회에 참석해서 건강미를 뽐내겠다.

수영은 기록의 경기다. 수영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옆 레인에 동행하는 스위머가 있으면 기록 단축에 도움이 되겠지만 결국은 차가움 속에서 물과 싸우거나 어울리거나 둘 중 하나다. 나는 한동안 기록을 측정하지 않았다. 나이 들어 운동하면서 치열하게 할 필요가 있나? 숨이 가쁠 정도로 한번 대시하고 땀만 좀 흘리면 되지! 생각이 달라졌다. 평생 운동으로 수영을 선택하고 수영 동영상을 챙겨보면서 내게 질문해 본다. 나는 점점 나아지고 있는가? 지난 일요일 손목에 전자시계를 차고 입수했다. 25미터 레인에서 여섯 바퀴를 돌았다. 다행스럽게 앞을 가로막는 사람은 없었다. 기록은 5분 40초였다. 300미터에 340초, 50미터 기록으로 환산하면 56.5초다. 거의 일 분 걸렸다. 50미터 레인에서 수영 선수와 같이..

수영 2023.04.10

힘들이지 않고 수영하려면...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대학교 부설 수영장에서 저녁 8시 강습이 시작되었다. 맨손제조가 끝나고 수업이 시작되면 자유형으로 여섯 바퀴를 먼저 돌아야 한다. 25미터 레인이니 300미터를 쉬지 않고 달린다. 네 바퀴를 돌았을 때 나는 앞 사람의 꽁무니를 잡았다. 지금부터는 완전 서행이다. 나는 스트록을 슬로모션으로 해본다. 때로는 평영 발차기만으로 헤쳐나간다. 평소대로 손을 길게 뻗으면 앞사람의 발에 닿을 수 있다. 앞사람이 아무리 늦게 가더라도 절대 발끝에 접촉을 하지 않는 게 나의 철칙이다. 오늘도 나는 강습시작부터 억지 관광수영을 해야만 했다. 내 앞에서 레인을 막고 섰던 그분은 나와 동갑이다. 자기도 갑갑한지 내게 하소연을 한 적이 있다. 실력도 늘지않고 늘 힘들어 헐떡거린다고. 수영강습이 끝나면 몇 ..

수영 2023.04.03

창피해서 허리 다쳤다는 소리도 못하겠다

허리가 불편한 지 2주가 넘었다. 허리는 자연스럽게 낫는다,는 어느 척추전문의의 말을 믿고 병원에는 가지 않았다. 자신을 '인체 밸런스 디자이너'라고 소개한 박중림 박사(JLP 스포츠 의과학 연구소장)는 '디스크는 반드시 자연치유가 된다.'라고 하면서 허리는 골반문제라고 정의했다. 엉덩이 근육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나는 갑작스러운 허리 꺾임 이후 파스 두 번 붙여본 게 전부다. 다행히 호전되고 있다. '모든 근육은 서로 연결되어있다' (출처: Unsplash) 어쩌다가 허리를 다쳤죠? 나는 창피해서 대답을 제대로 못하고 얼버무린다. 왜냐하면 수영을 하다가 그렇게 되었기 때문이다. 수영한지 20년이 다되어가는 숙련자가 수영하다 무리해서 허리를 못쓰게 되었다니! 나도 한 번씩 나의 멍청함에 깜짝 놀란다. 이..

수영 2023.03.20

수영장에서 오늘 하루치의 연습량을 채우며 내 인생의 할당량을 생각한다

흐린 날씨 때문인지 몸이 찌뿌둥하다. 오전 10시, 나는 수영가방을 챙기고 집을 나선다. 오늘 가지 못하면 이번 주에는 두 번 밖에 가지 못한다. 1주에 3회는 수영을 해야 지금 실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셈법이다. 공휴일(10월 3일)인 오늘은 자유수영이다. 강습을 받는 날은 강사가 시키는 대로 풀장을 뺑뺑 돌고 수업 후에 혼자 IM 300m를 더 한다. 이런 날은 기분 좋은 피로감에 잠자리도 편하다. 자유수영은 나 만의 루틴을 수행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 누가 시키지 않기 때문에 순전히 내 의지로목표 연습량을 채워야 한다. 나는 전반부에는 각 영법으로 25미터 레인 다섯 바퀴를 돈다. 쉬지 않고 돈다. 얼마 전만 해도 평영의 경우, 중간에 휴식 없이 도는 게 쉽지 않았지만 이제 큰 무리..

수영 2022.10.03

배를 띄워라, 힘이 들어 갈수록 가라앉는 배영에 속도를 내는 방법

배영 수업을 힘들어 하는 강습자가 많다. 일단 물을 많이 먹는다. 나도 처음 배영을 배웠을 때, 수영장을 나서면 헛구역질을 하곤 했다. 배영의 묘미(?)는 물을 마시지 않으려고 용을 쓰면 쓸수록 물을 더 많이 마시게 된다는 것이다. 배영의 특성이 하나 더 있다. 배영 실력은 타른 영법 실력과 비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보통은 수영 실력대로 줄을 서서(때로는 수영장 짬밥 순서대로) 풀장을 뺑뺑 돌게 되는 데, 배영을 하게 되면 강습생들끼리 순서를 조금씩 바꾼다. 자유형은 빠른데 배영이 안되거나, 접영은 느리지만 배영은 쑤욱쑤욱 나가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주로 여성이 앞으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평균적으로 여성이 배영을 편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체지방율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본다. 여성..

수영 2022.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