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 엄마손대구탕과 기장 흙시루
무심한 삼일절 오후 나는 아이들과 함께 송정바닷가 나들이를 하자고 했다, 오랜만에 고3 아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틈을 타서. 집에 있어봐야 갤플로 영화나 보고 있을 터.
송정 찬 바다에서 수영을 하고 있는 사람을 보니 얼마 전까지 바다에 겁 없이 뛰어들던 내 생각이 났다. 서핑을 하는 젊은이들은 한참을 기다린 조그만 파도에 잽싸게 올라타서 몇 초간을 즐기다 쓰러진다. 그래도 그들은 신나 보였다.
나는 일전에 지경부 직원들과 함께 갔던 고등어 묵은지 식당이 생각났다. ‘엄마손대구탕’집은 당시에 동 주민센터 직원으로 추천받았던 곳인데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어서 식구들을 데리고 갔다. 원래 대구탕으로 유명한 곳이었으나 손님들은 고등어 묵은지를 더 알아주는 것 같았다.
우리도 자리를 잡고 묵은지 네 그릇을 시켰다. 밑반찬도 맛깔스러웠다. 동호는 식사를 하면서 ‘맛있다.’는 말을 열 번 정도는 한 것 같다. 집사람도 묵은지 맛이 좋다고 하였다. 고등어는 양이 좀 적었지만 크게 나무랄 일은 못 되었다.
후식으로 시원한 식혜를 마시고 나왔다. 다행히 식당은 그렇게 붐비지도 않아 고즈넉하게 맛난 저녁을 즐겼다.
전날의 여세를 몰아 토요일(3월2일) 오후에도 출정 하였다. 오늘은 기장의 ‘흙시루’로 향했다. 집사람이 듣기로는 부산사람치고 안가본 사람이 없는 곳이라고 하였다.
네비게이션이 목적지에 다다랐음을 알렸지만 여기에 그런 곳이 있을 까 싶을 만치 한적한 곳이었다. 난 국도를 따라 드문드문 서 있는 음식점을 떠올렸었다. 도착하고는 입이 쩍 벌어졌다.
이건 식당이 아니라 거의 민속촌 수준이었다. 실제로 민속 전시관이 있었다. 예약되지 않는 손님은 ‘너와집’이라는 넓은 방으로 안내되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니 족히 4명 기준 테이블이 50개 넘게 들어선 방이 손님으로 꽉 차 있었다. 잠시 기다리다가 안내를 받아 자리를 잡았다.
우리는 단호박이 들어간 갈비찜과 정식 2개를 시켰다. 동호는 양이 적을 거라고 했지만 일단 먹어보자고 하였다. 동희가 가세한 폭풍흡입으로 들깨 수제비를 두 그릇 더 시켜야 했다. 모든 음식이 맛있었지만 갈비찜은 가격(4만5천원)에 비해 양이 적었다. 단호박은 많이 들어 있었지만 그게 많이 먹히지는 않는 음식이라.
맛있게 배를 채운다음 민속전시관을 둘러보면서 다시마와 강정을 한 봉지씩 구입하였다. 이곳저곳에 놓여 있는 오래된 농기구를 보면서 동호와 동희에게 쓰임새를 설명해 주었다. ‘옛날에는’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에 아이들도 관심을 보였다.
부른 배를 꺼줄 겸 울주군 간절곶으로 향했다. 가까운 곳임에도 한번도 다녀오지 못했었다. 흙시루에서 차로 40분정도 거리였다. 포장마차까페에서 동희에게는 핫초코, 동호에게는 캬랴멜마끼야또를 한 잔씩 사서 안겼다. 희망우체통에서 사진도 찍고 했다. 바람은 아직 차가웠지만 돌아다닐 만 했다.
돌아올 때는 부산울산간 고속도로를 통하니 1시간 정도 걸렸다. 그럭저럭 연휴가 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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