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와 비판>은 한신대 윤소영 교수가 '마르크스 주의의 일반화를 위한 중장기적이며 초정파적인 이론 연구를 위해' 설립한 과천연구실에서 매년 세미나 형식으로 발표한 연구 결과를 묶은 것이다. 에세이 또는 가벼운 논문 11편, 질의 응답 3편이 실렸다.
'현대경제학의 이론적 결함을 마르크스주의로 해결'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마르크스주의자가 되었다고 하는 저자의 글은 말랑말랑하지 않다. 앞쪽 3편의 글은 대놓고 문재인 정부에 대하여 날을 세운다.
"역사가 광대극을 거쳐 사기극으로까지 반복되는 것은 결국 역사에 대한 학식이 없는 자가 언감생심 역사의 주체를 자임하기 때문입니다."(13쪽)
"문재인 정부의 경제학적 문맹 또는 사기를 상징하는 것이 이른바 '소득주도 성장론', 좀 더 정확하게 말해서 '임금주도 성장론'입니다."(27쪽)
"이른바 '2기 노무현 정부'를 자임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서 인민주의가 부활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노무현 정부가 실패한 원인이 엘리트와의 타협에 있었다고 진단하는 문재인 정부는 인민주의를 훨씬 더 철저하게 실천하고 있지요. 386세대 운동권이 지난 10년 동안 권력금단증상에 시달리면서 얼마나 절치부심 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에요"(20)
마르크스주의자 시각으로 본다면 그의 글은 현정부 지지자들에게는 상당히 불편한 내용이다. 학자로서의 그의 논리와 비판은 현실 정치의 테두리안에서 생활하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생각거리를 제공해 주는 것들이 있다.
나머지 글들은 중국 현대지식인의 역사, 의원내각제와 대통령제, 역사론, 경제학 발전사, 경제학파간 논쟁 등에 대한 저자의 철학, 역사, 정치론적 학식이 돋보이는 글들이다.
저자의 생각과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글도 있고, 내용 자체를 이해조차 하지 못하는 글도 많지만 누군가 극단적인 시각에서 사상을 발전시켜 나가고,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두려움 없이 비난을 쏟아낸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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