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쓴 글

거북이 달린다.

필85 2009. 7. 14. 15:50

거북이 달린다


2009.6.27(금)


희대의 탈주범 송기태(정경호 역)에게 돈 뺏기고 다음날 아침까지 기절할 정도로 얻어맞은 충남 예산의 시골형사 조필성(김윤석 역)이 모든 것을 걸고 그를 잡는 스토리다. 사실 조필성은 모든 것을 잃은 상태였다. 아내 몰래 빼온 통장 때문에 이미 집에는 발을 못 붙일 형편이고,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탈주범 송기태는 옛 애인을 찾아 시골로 내려왔다. 그녀와 함께 밀수선을 타고 해외로 도피할 작정이었지만 우연히 부딪힌 얼치기 시골형사가 그의 앞길을 막을 줄은 몰랐다.


재미는 있는 영화다. 충청도의 정겨운 사투리와 꾸미지 않은 시골풍경을 그대로 잘 담았다. 스토리도 크게 무리가 없고 사실감이 있다. 어쩌면 그게 흠이 되었을지 모르겠다. 너무 재미로만 구성되어 기억에는 남지 않을 것 같다. 감동이 없다.


영화를 두 분류로 나누면 나중에 추억할 수 있는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로 나눌 수 있겠다. ‘음악영화’하면 <원스>, <오거스트 러쉬>가 생각나고 ‘황혼의 사랑’하면 <엘레지>, ‘늙음’에 대해서는 <사랑후에 남겨진 것들>, <어웨이 프롬 허>, <내일의 기억>이 떠오른다. <거북이 달린다>는 1년후면 잊혀질 듯.


탈주범으로 나온 정경호가 인상 깊다. 그러나 <추격자>의 하정우가 보여준 마지막 생존자를 무참하게 죽일 때의 연기, 정상인으로 돌아왔을 때는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에 비하면 아직 어리다.



-2009.7.14(화)-

'자유롭게 쓴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킹콩을 들다  (0) 2009.07.17
싱글즈  (0) 2009.07.15
피아노와 이빨  (0) 2009.06.24
구미시립무용단  (0) 2009.06.23
박쥐  (0) 2009.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