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_드라마_예능

웃음의 대학

필85 2010. 1. 21. 09:20

그냥 웃고 즐기는 연극인 줄 알았다. 원작이 일본 작가의 작품인줄

알고는 볼 가치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알게 모르게 일본인은 진지하다는

선입견이 내게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이야기는 심각했다. 시대배경은 1940년대 일본. 한창

대동아 정복야욕을 불태우던 일본이었다. 한 작가가 ‘로미오와 줄리엣’을

희극으로 만들어 무대에 올리기 위해 시나리오를 들고 검열관을 찾았다.

 

만주 전쟁터에서 갓 발령받아온 검열관은 이 시대에 웃음은 맞지 않는다고

하면서 얼토당토 않는 줄거리 수정을 요구한다. 예를 들면 ‘로미오와 줄리엣’에

‘천황폐하 만세’라는 대사를 삽입하라, 일본경찰을 등장시켜라 등등 끝이 없다.

 

갈등의 과정에서 검열관과 작가는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대본으로

연극 연습도 해보는 사이가 되었다. 작가는 검열관의 모든 요구를 수용하면서

대본을 수정해 나가는 것이 검열에 맞서는 자신의 방식이라고 한다.

 

좋았던 사이도 잠시, 검열관은 웃음이 나오는 모든 대목을 삭제하라고 요구하면서

이야기는 끝을 예측할 수 없게 된다.


  삶의 방식도 마찬가지, 우리 모두 수정을 하면서 살아가는 인생 아닌가?

단, 전면수정은 불가.


- 2009.12.17(목) 20:00,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출연자는 교체되었다. 포스터에 보이는 배우는 볼 수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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