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우연히 <웰컴>의 예고편을 보았다.
수영 매니아인 내게 도보해협을 수영으로 건너고자 한다는 내용은
영화를 보고자 하는 강력한 동기가 되었다.
그러나 부산에서의 상영일자를 맞추지 못하고 영화는 금방 막을 내렸다.
몇 개월 후 인터넷에서 동영상으로 <웰컴>을 다운받았다.
주인공은 17세의 이라크 구르드인이다.
영국에 있는 애인을 만나기 위해 비달은 3개월을 걸어서 프랑스 북부,
차갑고 어두운 도시 깔레에 도착했다.
영국행 밀입국을 시도했지만 국경에서 잡혀 다른 불법 체류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헤엄쳐 영국으로 가기로 작정한다.
두 번의 수영강습으로 인연을 맺은 수영장 강사 시몬은 이라크 청년의
사연을 듣고 후원자가 된다.
사실 그는 아내와 이혼의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었다.
법정에서 이혼절차를 마치고 전부인과 차를 마시면서 그는 이라크
청년에 대해 이야기 한다.
“비랄은 이라크에서 사만킬로미터 떨어진 프랑스까지 걸어왔어.
그리고 그는 지금 수영선수조차 힘든 도보해협을 건너려고 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기위해서 말이야.
난 당신을 붙잡기 위해 신호등 하나도 건너지 못했는데...”
시몬은 비랄의 사랑을 지켜주기 위해 노력했지만, 영화의 결말은
해피엔딩이 아니다. 비랄이 차가운 바다를 헤치고 영국에 거의 다다를 쯤,
해안경비선에 걸려 이리저리 수영으로 피하다가 해안근처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비닐에 싸인 주검을 받은 시몬은 장례를 치러주고
영국에 있는 애인을 만나 그간의 사정을 이야기하면서 영화는 끝난다.
<웰컴>은 수영에 관한 영화는 아니다. 타국에서 환영<웰컴>받지 못하고
불법체류자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 그들을 바라보는 자국민의 시선과
행동, 사랑을 위하여 목숨을 거는 젊은 인생, 그리고 중년의 이혼을
생각케 해주는 영화다.
- 감독 : 필립 리오레, 출연 : 뱅상 링던, 피렛 아이베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