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뮤지컬

오이디푸스

필85 2012. 4. 15. 17:13

 

연극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 할 것'이라는 운명을 갖고 태어난 오이디푸스 왕에 관한 이야기이다.

 

극의 시작은 번영하던 도시, 테베에 재앙이 닥치면서부터다. 오이디푸스왕은 처남으로 하여금 신탁을 받아오게 하는데, 그 내용은 선왕 라이오스 왕을 죽인 범인을 잡으면 도시가 다시 평화로워 진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완강히 부인했지만, 오이디수프왕은 살인 사건을 파헤쳐 갈수록 자신이 범인이라는 것을 스스로 확인하게 되자 자신의 눈을 찌르고 방랑의 길로 들어선다. 자신의 어머니이자 아내였던 이오카스테도 이미 자살했다.

 

나는 두 명의 인물의 성격을 생각해 보았다. 첫번째 인물은 라이오스왕이다. 사건의 발달은 라이오스왕이 그의 아들의 운명을 알게되면서 부터다. 그는 자신을 죽일 운명인 아들을 먼저 죽이려 했고 그 행위의 결과, 자신의 아들에 의해 살해되었다. 운명을 비켜나려 했던 것이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었던 것이다. 

 

이에 반에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운명을 알지 못한 채 운명대로 살았다. 운명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부인으로 받아들이게 했지만 모든 사실을 파악한 뒤 오이디프스는 자신의 눈을 찌르고 스스로 추방당한다. 이 것은 자신의 선택이었다. 오이디푸스왕의 인간적 고뇌와 결단에 공감한다. 운명을 대하는 두 사람의 태도는 우리에게 전하는 바가 있다. 

 

운명은 무엇인가? 운명을 거스르겠다는 인간의 의지마저 운명의 손아귀에 있는가?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운명을 알 수 없다는것이 아닐까?

 

내가 생각하는 운명은 내게 닥친 불행이나 나의 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에 대한 정당화의 수단이다. 살아가면서 '운명'에 기대는 일이 없기를 소망한다.

 

이 극은 2012우리극 연구소 제19기생들의 실험극 공연으로 무대에 올려졌다. 배우들  면면이 모두 신선했다. 몇 번 가마골극장을 드나들면서 낯익은 얼굴이 다른 극에 나올 경우, (아주 조금) 연극의 맛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고 그것은 지방도시의 한계려니 했다.

 

배우의 길로 들어선 그들의 삶은 어떤 것일까? 내가 가진 편견은 배우들의 생활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잣대를 들이댄 나는 틀렸다. 그들이 가진 중요한 것을 내가 가지지 못했고 사실 그것이 무엇인지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극연구소 19기생들의 좋은 무대를 기대한다.

 

- 2012.4.5(목) 20:00 가마골 소극장

- 작 소포클레스, 예술감독 이윤택, 연출 이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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