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知

나무야 나무야

필85 2013. 7. 7. 13:18

나무야 나무야


<나무야 나무야>는 신영복 교수가 국토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독자에게 쓴 엽서 형식이다. 그 장소는 보통의 관광지나 절경이 아니라 역사적 의미가 있는 어떤 곳이다. 무등산, 한산섬, 단종의 유배지, 백마강, 곳곳에서 지난날과 현재를 이어주는 이야기를 잔잔하게 들려준다. 그의 방식대로.


나는 신영복 교수를 생각하면 그가 27살 통일혁명당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1988년 8.15 가석방으로 감옥에서 나올 때까지 20년20일 동안 감옥에서 생활했다는 사실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출소할 때 그는 47살이었다.


20년 20일 동안 그는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 그 시간은 그에게 무었이었나? 그를 생각하는 동안 내 삶은 얼마나 낭비되고 사치스러웠나 하는 결론에 도달한다.


신영복 교수는 나무처럼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을 뿐이다. 시간이 그를 비켜가고 바르지 못한 정권이 그를 둘러쌓다가 다시 물러났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나는 문득 나무 한 그루를 본다.


- 신영복 지음, 돌베게

- 201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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