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은 삶이 고조되는 순간에 물 흐르듯 행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느낌을 표현한 말이다...체스, 테니스, 포커 같은 게임을 할 때 몰입하기 쉬운 이유는 목표와 규칙이 명확이 설정되어 있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고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45쪽)
"삶을 훌륭하게 가꾸어 주는 것은 행복감이 아니라 깊이 빠져드는 몰입이다. 몰입해 있을 때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달리 표현하자면 되돌아보면서 행복감을 느낀다...몰입에 뒤이어 오는 행복감은 스스로의 힘으로 만든 것이어서 우리의 의식을 그만큼 고양시키고 성숙시킨다."(58쪽)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쓴 <몰입의 즐거움>(해냄)은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삶의 질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사용 또는 경험하는 가에 달렸다고 보고 몰입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더 값지고 충실한 삶의 시간을 보낼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일, 여가, 인간관계에서 몰입의 의미와 형태, 몰입할수 있는 방법까지 알려준다.
다음은 여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다.
"여가를 즐기는데는 특별한 재주가 필요없고 아무나 즐길 수 있다는 믿음이 널리 펴졌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임을 보여준다. 여가는 일보다 즐기기가 더 어렵다. 마음대로 쓸수 있는 시간이 주여져있다하더라도 그것을 효과적으로 쓰는 요령을 모르면 삶의 질은 올라가지 않는다. 그것은 절대로 사람이 저절로 터득할 수 있는게 아니다."(88쪽)
이 책이 강한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저자의 연구방법론 때문이다. 1970년대 저자가 개발한 '경험추출법'(ESM, Experience Sampling Method)은 미리 배부된 설문지에, 연구팀에서 알려준 시간에 대상자들은 무엇을 하는지, 누구와 함께 있는지, 심리상태가 어떤지 등등에 대하여 평가하여 기입하는 방식이다. 저자는 '삶의 질을 끌어올리려면 먼저 우리가 매일하는 것을 세심하게 관찰하여 어떤 활동, 어떤 장소, 어떤 시간, 어떤 사람 옆에서 우리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가를 포착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이 책을 2002년에, 2012년에 읽었다. 이번이 세번째다. 열번정도 더 읽게 된다면 웬만한 문장에는 모두 밑줄이 그으질 것이다. 다음은 이번에 밑줄 친 문장중 하나다.
"삶의 지배권을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우리 자신의 의지가 원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기울이는 요령을 터득하는 것이다."(172쪽)
마음을 기울이는 요령을 찾는다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요령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으며, 내가 느끼는 감정은 어떠한가, 몰입하고 있는가. 내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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