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知

녹평 155호_기본소득_러시아 혁명

필85 2017. 8. 21. 12:39

전 국민에게 전면적으로 기본소득을 제공하는 제도의 대안으로 들고 나온 '고용크레딧 제도'를 설명한,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소득만으로는 부족하다>라는 글이 흥미롭다. 글쓴이는 '경제활동력이 있는 이들을 위해서는 완전고용의 실현을 통해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경제활동 능력이 없는 이들에게는 기본소득을 제공'하자고 주장한다. 고용크레딧 제도에서 노동자 1인당 고용보조금은 배출권 거래제에서의 배출권 가격처럼, 노동시장 상황을 반영한 인공적 거래시장에서 결정된다고 한다.

이 글의 취지에 공감하면서, 나는 고용없는 저성장시대에는 '일자리의 개념은 일거리로, 노동의 개념은 활동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조직과 공유경제조직을 통해 일거리를 주고 그마저도 소외된 시민에게는 평생교육의무화로 교육 '활동비'를 받는 학생신분을 부여하는 것도 좋겠다.

러시아 혁명이 일어난지 100년이 되었다. 박노자의 <100년 후에 되돌아보는 러시아 혁명>과 앨런 우즈의 <러시아 혁명, 무엇을 성취했고, 왜 좌절했나>는 현 시점에서 러시아 혁명을 되짚어 보는 글이다. 두 사람 모두 러시아 혁명은 전례없는 방식으로 세계사의 방향을 바꿔놓은 20세기 최대의 역사적 사건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 철폐, 계획경제, 남성과 동등한 여성지위, 완전고용, 복지국가 등 그들의 이상은 서구 사회를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러너 러시아 혁명은 러시아에서는 실패한 것 처럼 보인다.

100년전 러시아에서 시행한 무상급식이 사회의 이슈가 되고 여성고위 관료의 임용비율이 언론에 오르내리고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는 우리 현실을 보면 박노자 교수의 말처럼, '10월 혁명의 역사는 늘 현재진행형이다.'(1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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