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그저 빨리 성장했다가 일찍 죽는 동물의 궁극적인 형태 일 수도 있다. 포유류 종의 평균 수명이 100~200만년에 불과하다는 점을 생각해보라. 우리는 그 기간의 겨우 10분의 1인 20만년을 살아 왔을 뿐인데 생존 자체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343쪽)
과학전문 저술가인 마이클 테너슨은 인간 종말의 신호를 세가지로 제시한다. #1. 살충제, 제초제 등 각종 화학약품 사용으로 점점 악화되는 토양의 오염, #2. 비좁은 상태에서 키우는 돼지, 닭, 소의 질병을 막기 위해 사료에 집어 넣는 항생제 때문에 생기는 인간의 항생제 내성, #3. 물속에 녹아있는 산소부족으로 인한 해양오염과 해양생물 종의 변화. 세번째 경고의 증거로는 비정상적인 산소농도에 적응한 훔볼트오징어의 서식 현황을 설명한다.
저자는 호모사피엔스를 비롯한 인류 탄생 시대를 되돌아보고, 현재 인류의 모습을 살펴 본 후, 인류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화석 발굴 현장, 밀림과 해양의 생태변화 현장, 오지에 사는 부족의 모습, 박물관 등에서 직접 증거를 확인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서 글을 써 내려갔다.
저자는, 이렇게 직접 발로 현장을 확인하고 과학적인 증거에 기반을 두고 글을 쓰는 '모험 과학 adventure science'의 개척자라고 한다. 이 책에서는 인류의 미래를 이야기 할 때 언급된 '화성'에는 못 가본 것으로 보인다.
'인류의 대량 멸종과 그 이후의 세상'(책의 부제)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이나 의견을 내는 것은 나의 사고 범위에서 벗어난다. 솔직하게 말하면 이 문제는 나의 관심 바깥에 있다. 하지만 '지역에서 제철에 나오는 식품을 즐기는 쪽으로 혀를 길들이는 것이 건강에 좋다.'(178쪽)라는 저자의 말에는 귀가 솔깃해진다.
'읽은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0) | 2017.09.10 |
---|---|
아몬드 (0) | 2017.09.03 |
녹평 155호_기본소득_러시아 혁명 (0) | 2017.08.21 |
상식의 힘 (0) | 2017.08.13 |
국화와 칼 (0) | 2017.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