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知

행복의 기원

필85 2018. 9. 9. 23:38
행복심리학의 권위자인 서은국 연세대 교수의 <행복의 기원>(21세기북스)은 행복의 how에 관한 책이 아니라 why, 즉 왜 인간은 행복을 경험하는 가에 관한 글이다. 저자는 행복에 대한 가치나 이상, 도덕적 지침이나 '감사', '비움', '느림'이라는 추상적인 단어에 우리는 지쳐있다고 말한다.

우리사회는 오랫동안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의 그 어떤 것도 그냥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분명한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목적론적 사고가 이끄는 대로 '인간이 추구하는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이라고 여겨왔다.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은 행복과는 거리가 먼 '가치있는 삶 good life'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앞의 생각에 맞서 다윈의 진화론에 근거한 행복론을 제시한다.
"동물의 모든 특징은 생존과 번식이라는 뚜렸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다."(55쪽)
"인간은 행복해지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만들어진 동물이다. 조금 더 냉정하게 표현하자면 인간은 생존확률을 최대화하도록 설계된 '생물학적 기계'고 행복은 이 청사진 안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65쪽)

진화론에 따른 생존과 번식을 위해 필요한 상황에서 인간은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저자는 '행복은 사회적 동물에게 필요했던 생존장치'라는 것이다.

이 책은 몇가지 쟁점에서 우리가 알고 있던 행복에 관한 개념들을 낯설게 하지만 논리와 과학적 자료들 때문에 나는 쉽게 설득 당했다.

why를 설명하는 글 속에서 how에 대한 내용도 파악할 수 있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까? 행복은 '한 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작은 기쁨을 여러번 느끼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고(123쪽) 물건보다 경험을 소비하는 것이 좋으며 이왕이면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을 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146쪽)

이 책으로 행복에 관한 why와 how를 다 알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개념적 틀을 잡았다고 하겠다. 이제 누구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할지 구체적으로 실행할 일만 남았다. 생존확률을 높여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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