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知

모든 것은빛난다_휴버트 드레이퍼스_숀 켈리

필85 2019. 4. 22. 00:22
"빛나는 것들을 다시 불러들이고자 하는 사람, 우리가 한때 경험했던 경이를 다시 밝혀내고자
하는 사람, 망설임과 기다림, 또한 그런 정조를 일으키는 세계를 드러내고자 하는 사람,...
절망 대신 희망을 가지려는 사람, 또는 절망을 떨쳐내고 싶지만 아직 그 절망에 사로잡힌 사람,
이런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이제 시작될 이야기에서 뭔가 가치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독자에게> 중, 12쪽)

이 책은 2007.1.2.일 맨하튼 지하철 승강장에서 쉰 살의 건설노동자 웨슬리 오크리가 선로에
빠진 남자의 목숨을 구한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사고 수습 후 웨슬리의 인터뷰 내용이다.
"제가 대단한 일을 했다는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단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았을
뿐입니다."(17쪽)

두 명의 저자가 쓴 <모든 것은 빛난다>는 웨슬리 행동의 원천이 무엇인지, 즉 우리시대의
가치있는 삶은 무엇인지 또는 우리 삶을 반짝이게 하는 것은 어떤 것이지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삶의 (행동) 방식과 허무주의를 탐구하고, 호메로스와 단테, 예수,데카르트,
칸트의 작품과 사상으로부터 의미를 끌어낸다. 월러스의 <끝없는 농담>과 멜 빌의
 <모비딕>이 집중 조명된다. 책 표지 그림은 모비딕을 묘사한 것이다.

저자는 19세기 초 헤겔이후로 진보라고 여겨진 '자유와 이성, 실존 철학'이 지배한 이후,
'자유의 대가로 얻게 된 홀로서기의 짐, 이성의 거침없는 행진이 닦아 놓은 무미건조하고도
무자비한 길, 남김없이 설명되고 통제되는 세계의 냉기없는 얼굴, 이 모든 것이 역사의 퇴보를
가리키는 시작'이라고 주장한다.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대한 저자의 지적도 의미있다. 네비게이션의 경우, 여기에는 철저히
비인간적인 무엇이 들어있다고 하면서 '우리 자신을 GPS가 시키는 대로 일하는 자동화
장치로 변모시겼다.'고 한다.
"이것 역시 세계가 존재하는 방식 가운데 하나이며 때로는 최선의 방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것을 삶의 목표로 삼는다면, 우리를 최고로 만들어 주는기예와 관심, 그리고 존경심과
경외감을 가질 기회는 사라질 것이다."(366쪽)

다음은 책의 거의 마지막 부분이다.
"가치있는 분야의 일들에 관심을 갖고, 그 안에서 의미심장한 차이를 드러내는 기예를 육성하는
것이야말로 테크놀로지적인 삶의 방식에 저항하는 길이다"

그러나 무엇이 관심가질만한 가치를 지닌 일인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저자는 '인간 존재의
확장은 무엇에 관심을 가질지를 결정하는 데 있지 않고, 이미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데 있다.'고 하면서 답은, '언제나 모든 것에 열려 있는 상태'로 '보는 법'을 배우는 데
있다고 한다. 맨하튼의 영웅도 '도움이 필요할 사람을 보았을 뿐'이라고 답했다고 하니 일리
있는 말이다.

  이 책은 현대 사회를 비판하면서 우리 사회를, 내 삶을 가치있게 해주는 것에 대하여
역사적으로, 철학적으로, 문학적으로 독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모든 책은 빛 난다. 하지만
그 중에 더 빛나는 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