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知

시에 기대다_정우영_200704

필85 2020. 7. 4. 22:58

문인수, 서정춘, 박승민, 김응교, 송태웅, 유현아, 조동례, 정세훈, 조길성, 그리고 30여명이 더 있다. 시인이자 시평론가인 정우영은 내가 읽어 보지 못한 시인들의 시집과 작품들을 자신의 시각으로 풀어서 독자들에게 안내한다. 그가 소개하는 시인과 작품에는 '허기져 목메인 다감한 것들의 기척'과 '연민과 긍휼의 연대', '예리한 직관이 펼쳐놓은 신세계',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위'한 노래가 있다.

 

제3부 시인론(부제: 좌절과 성찰의 시)에는 김남주, 신동엽, 윤동주, 이육사, 홍사용, 백무산 시인이 등장하여 반가웠다. 저자는 김남주 시인에게는 저항가 또는 전사로서의 모습과 함께 '대지인으로서의 김남주'를 강조한다. 저자는 '내 고향 칠월은/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라고 노래한 이육사 시인을 뜨거운 혁명가로 소개한다.

 

저자만의 안목과 (주례사 비평에 가깝긴 하지만) 해석은 책 곳곳에 펼쳐져있다. 그의 모든 의견에 온전하게 동의할 수는 없지만 설득력은 있어보인다. 그의 의견은 평범한 독자들의 식견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된다.

 

저자는 '아마도 내 독법이 모자라고 시야가 좁아서 그렇겠지만, 요즘 들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시집들이 많아졌다.'고하면서 '내가 읽어 낼 수 있는 시는 점점 더 졸아들고 독해할 수 없는 시들은 쌓'여간다고 한다. 시 비평을 할 필요가 없는 나로서는 시를 읽기위해 독해를 전제로 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면, <눈물에 금이 갔다>, <너무 멀리 왔다>, <국수 삶는 저녁>, <슬픔은 어깨로 운다>(차례대로 김이하, 김남극, 박시우, 이재무 시인의 시집 제목)과 같은 글은 설명 없어도 내 가슴에 와서 머문다.

 

저자의 안내에 따라 시에 기대는 법을 조금 익혔다. 시를 더 읽어야 겠다. 생각을 많이하고 문장을 줄여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