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에 접어든 후 모든 생명이 얼어붙은 지구에서 17년째 달리는 열차, 그곳에는 첫 칸부터 끝 칸까지 순서에 따라 삶의 모든 형태가 다르다. 끝 칸의 인간은 열차가 달리는 데 필요한 소모품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를 참지 못하고 반란을 일으킨 커티스(크리스 에반스 분)를 중심으로 혁명집단들은 한 칸씩 기차의 엔진을 향하여 진격한다. 여기에 열차의 보완설계자인 남궁민수(송강호 분)와 그의 17살난 딸 요나(고아성 분)도 따라 나선다.
이 영화는 2005년 봉준호 감독이 만화방에서 프랑스 원작의 번역본을 보고 빠져들고는 제작을 결심하였다고 한다. 원작을 그 자리에서 다 읽은 후 8년 만에 결실을 본 것이다. 최근에는 영화를 바탕으로 웹툰도 나오고 있었다.
<설국열차>에 대한 평가는 찬반이 확연하게 구분된다. 나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기차라는 좁은 공간에도 불구하고 감독은 화면을 꽉 채워 관객들은 전혀 답답함을 느낄 수 없었다.
봉준호 감독은 세계적인 배우들을 섭외하였고 그들은 명성에 맞는 연기를 보여줬다. 메이슨(틸다 스윈튼 분), 월포드(에드 해리스)의 연기도 빛났다. 특히 총리인 메이슨의 연기가 매력적이었다. 그녀가 마이크를 잡고 꼬리칸 인간들에게 외치는 'Keep your place'는 오래도록 머리속에 남을 것이다.
마침내 봉준호 감독은 설국열차의 닫힌 문을 열었고 요나는 하얀 곰을 보았다. 원작과는 다르게 영화는 새로운 생명과 출발을 보여주었다. 어쨌든 인간은 살아남았다.
- 2013.8.8.센텀 CG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