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知

위대한 멈춤

필85 2017. 6. 11. 23:08

위대한 업적을 이룬 인물이든 그럭저럭 일상을 이어가는 사람이든 살아가면서 자신만의 전환기를 가진다. 이 책의 저자들은 '전환기'를 '실험과 성찰을 통해 내면의 가치관과 방향성이 달라지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위대한 멈춤>은 빅터 프랭클, 헤르만 헤세, 헨리 소로, 카를 융, 워런 버핏 등 한때 평범했던 인물들이 어떤 식으로 전환기를 활용하여 위대한 업적을 이뤄냈는지 설명하고 있다. 그들이 사용한 전환기의 도구는 독서, 글쓰기, 여행, 취미, 공간, 스승 등 아홉가지다.

공간에 대한 설명이 흥미롭다.
"우리는 자신을 위한 성소, 즉 창조와 치유와 공간을 발견하거나 만들어 낼 수 있다...삶을 즐기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작은 세상' 하나가 없기 때문이다. 나를 위한 공간을 발견하고 만드는 과정은 나의 작은 세상하나를 창조하는 것이다.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서 자기 자신을 제대로 연구하기 위해서 그에 걸맞는 자신의 공간을 갖추는 것이다."(273쪽)

"독일의 정신치료사 카를리프트 그라프 뒤르크하임은 <살아가는 공간에 대한 연구>에서 '공간은 그 안에 사는 존재에 따라 또 그 공간에서 진행되는 삶에 따라 다른 공간이 된다. 공간은 그 안에서 행동하는 사람과 함께 변하고, 그 순간 자아 전체를 지배하는 특정견해와 지향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한다. 공간과 사람은 서로를 비추고 공명한다. 사람이 공간을 만들고 공간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277쪽)

나는 막연하게, 퇴직 후 나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어했다. 이 글을 읽으면서 공간이 존재에 미치는 영향을 알게 된 후,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려고 한다. 식탁의 한 켠, 사무실의 조그만 책상, 승용차 실내, 지금 내가 사용하는 공간에도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다.

내 인생의 '전환기'는 언제인가? 학교를 졸업했을 때, 50을 넘겼
을 때, 앞으로 퇴직 할 때, 60을 넘길 때 일까? 아니다. 삶의 매순간이 전환기다. 내가 읽고 있는 책, 지난 겨울 여행, 공부, 사용하는 공간, 이 순간의 글쓰기, 이 모든 것들이 시시각각 나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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