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과 애호박 곁들인 탕수육...
일요일 아침, 늦게 일어났다. 나보다 늦게 일어날 동희, 어제 밤 근무를 마치고 돌아 올 동호를 위해서 간단한 아침을 준비해 보기로 했다.
집에서 만든 탕수육을 기름에 볶아보기로 했다. 당근과 애호박과 함께. 우선 당근을 큼직하게 썰고 다음에는 호박 그리고 방움 토마토를 준비했다.
가장 오랜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당근을 익히기 시작했다. 예상대로 익지 않았다. 나중에는 그냥 두껑을 덮어두고 좀 기다렸다. 약간 타는 기미가 보일때 쯤 당근만 먼저 들어내고 호박을 볶고 탕수육을 넣었다. 마지막에 방울토마토를 넣고 버터를 한 숟갈 떠서 넣었다. 굴 소스도 반 숟갈.
접시에 플레이팅 겸해서 오렌지를 썰어 두었다. 당근이 잘 익어서 그런지 단맛이 배어나홨다. 애호박은 자신이 머금은 물기를 입속에 들어가자 마자 뿜었다. 한참 후에 차례로 먹게 된 동호와 동희에게는 식어서 맛없으면 억지로 먹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둘 다 접시를 비웠다.
"식사는 순간적인 욕망의 만족이며 단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소비행위라고 하는 것은, 그것이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열어주는 지를 모르고 요리가 궁극적인 예술의 하나라는 사실을 모르는 일이다."
이번 주 읽은 녹평 70호에서 따온 글이다.
요리를 몇 번 해보지는 않았지만 참 매력적인 작업이다. 식당이 아니라 누군가의 집에서 요리를 받거나 준다는 것은 의미있는 행동이다. 스테이크가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