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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필85 2023. 1. 9. 19:23

딸에게 주말에 볼만한 영화를 한 편 추천해달라고 했다.  '아빠 취향은 아닐 수도 있는데~' 하면서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2017)라는 영화가 좋았다고 말했다. 

 

'고마워, 근데 제목만으로 내용을 알겠는데'

'요즘 일본 영화제목이 다 그래, 워낙 쏟아지는 영화가 많으니 줄거리가 제목에 포함되어 있어'

 

영화내용은 제목 그대로였다. '다카토시(남자)'의 시간과 '에미(여자)'의 시간이 다르게 흘렀다. 남자의 내일은 여자의 어제였다. 다카토시는 날이 지날수록 과거의 에미, 즉 더 어린 그녀를 만나는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스무 살이 되는 해, 30일 간 만난다. 다카토시의 측면에서 보면 에미는 미래에서 왔다. 에미는 이미 두 사람이 어떻게 될지 모두 알고 있었다. 에미는 다카토시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하게 되고 두 사람은 그들만의 소중한 한 달을 보낸다.

 

순수 청년 후쿠시 소타(다카토시 역)와 매력 소녀 고마츠 나나(에미 역)는 섬세한 감정을 잘 표현했다. 얼굴에서 나타나는 조그만 떨림, 또르르 흐르는 눈물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별이 예고된 사랑에서 받는 감정은 어떤 것인가? 먼저 그들에게 찾아온 감정은 체념이다. 다음은 함께 있는 순간을 영원으로 만들겠다는 간절함이다. 에미는 다카토시를 만날 때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 시간을 잡아두려는 것이리다. 마지막은 이제 타인이 될 그(그녀)의 온전한 행복을 비는 것이다.

 

  시간을 매개로 한 연인들에 관한 영화 중 내게 떠오른 영화는 세 편이다. 자기가 원하는 시간으로 돌아가서 다시 하루를 더 살아볼 수 있는 <어바웃 타임>(2013),  80세의 외모를 가진 채 태어나서 점점 젊어지는 남자의 이야기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2009)라는 작품이 있다. 최고의 작품은 시간을 뛰어넘은 사랑을 이야기한 <말할 수 없는 비밀>(2007)이다. 세 영화의 공통적인 면은 판타지라는 것이다. 지극한 사랑은 판타지가 아닌가?

 

사랑은 시간의 함수다. '한정된 시간을 누구와 함께 사용할 것인가? 내 인생에 부여된 에너지 총합을 어디에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라는 문제로 귀결된다. 딸깍 딸깍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는 초침은 네 삶을 오로지 사랑에 바치라고 재촉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