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스트릿댄스 걸즈 파이터(이하 '스걸파') 시즌 2가 돌아왔다. 더 다양하고 강력해진 모습으로.
스걸파를 시작할 즈음에 종료된 스트릿댄스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 시즌 2에서 일본 댄서 크루 '츠바킬'과 미국, 호주 연합 크루인 '잼 리퍼블릭'이 등장했을 때 스걸파에서도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걸파 2에서도 일본과 호주 출신의 댄서들이 참여했다.
춤도 다양해졌다. 힙합, 보깅, 왁킹, 코레오, 비보잉, 팝핀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춤외에 로보팅, 손과 팔을 이용한 터팅이라는 춤과 기예에 가까운 몸동작을 보여주면서 감탄을 연발케 하는 댄서도 많았다. 크루 구성도 예전과 달랐다. 기본적으로는 4명 이상의 크루가 가장 많았지만 개인 참가자도 눈에 띄게 많았다. 개인적인 무기를 장착하고 심사위원을 깜짝 놀라게 하는 참석자들은 'IN' 버턴을 수두룩하게 받았다.
스우파 2는 훨씬 강력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시즌 1에서도 10대의 강한 파워를 느낄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차원이 달랐다. '노립'은 평소 20kg 군장을 메고 16km 이상 뛰는 훈련을 한다고 밝혔다. 딱 맞춘 각과 조화로운 움직임에 더해 안무자체도 창의적이었다. 마지막 10초를 남겨두고 엎드린 채로 바로 공중으로 떠오르는 장면은 누군가 바닥에서 뭄을 던져줬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놀라운 점프력을 보여줬다. 터팅이라는 장르를 제대로 보여준 이소민도 마찬가지다. 다이아몬드 형체로 몸을 구부린 채로 시작해서 마지막에는 별 모양을 만들었다.
1회를 환호성과 함께 딸과 시청했다. 심사위원들의 등장부터 설레게 했다. 스우파 2의 참가자였던 잼 리퍼블릭, 베베, 원밀리언, 마네킨과 함께 스우파 1에 등장했던 훅과 라치카, 모두 6개 크루가 리더 포함 3명의 멤버를 데리고 나왔다. 1차 스걸파 참가자였던 원밀리언의 하리무는 스우파를 거쳐 이번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였다. 하리무도 약간 상기된 것 처럼 보였다. 사실 하리무의 텐션은 늘 최고치다.
지난 주 화요일(2023.11.30.) 2회가 시작하면서 우리는 조금 황당했다. 1차 선발전에서 여섯 심사위원이 가질 수 있는 댄서를 7명으로 한정한다는 규칙 때문이었다. 기존의 크루는 모두 해체되어야만 한다. 1차 선발전에서 4개 이상 'IN' 버튼을 받아 가고 싶은 심사위원을 선정한 27개팀 134명의 댄서들의 실망은 컸다. 이번에는 심사위원이 정한 방식으로 대결을 펼쳐 7명만 살아남는 것이다.
스걸파 시즌 2에 3,000명의 지원자가 전 세계에서 몰려들었다고 한다. 예비 관문을 통과하고 1차 예선까지 통과한 마당에 팀을 해체하고 각자도생하라는 것이다. 크루들은 얼마나 오랜 기간 피와 땀을 바쳤을지 짐작이 간다. 그들이 보여준 퍼포먼스를 보면 알 수 있다. 손가락, 표정, 동선, 착지 순간, 모든 움직임이 프로그래밍된 로봇처럼 일치했다. 신체와 마음까지 동기화되지 않으면 일어날 수 없는 장면들이었다.
이제 살아남기 위해 친구와 경쟁을 해야하는 사태가 온 것이다. 사회자인 강 다니엘의 규칙 발표 이후에 모두가 멘붕이 온 것처럼 멍하게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바로 '우리 팀에서 최대한 많이 올라가야 해!'라고 하면서 서로를 격려했다. 나는 약간 감동받았다. 정말 착한 아이들이다.
자극적인 대결방식이 있어야 대중의 관심을 받는다는 엠넷의 전략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방식은 좀 과하다는 생각이다. 춤 하나로 10대를 모두 바친 그들의 열정과 우정은 지켜줘야 한다. 너의 친구가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지금부터 가르쳐 줄 필요가 있을까? 그들이 받은 상처는 쉽게 치유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카메라 앵글에 들어오는 댄서 뿐만아니라, 조명이 꺼진 곳이나 길거리에서 춤을 연습하고 있는 댄서들에게도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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