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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효주와 함께 돌아왔지만 성장서사가 빠진 독전2

책임전가 2023. 12. 17. 16:58

악평에도 불구하고 <독전 2>(2023)를 안 볼 수가 없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독전 1>(2018)을 너무 인상 깊게 봤다는 원죄가 있었다. <독전 1>에서 미친 연기를 보인 김주혁과 진서연, 간담 서늘한 전개와 쉴 새 없이 머리를 돌려야 하는 스토리 전개 때문이었다.

 

또 하나의 이유는 한효주의 등장이었다. 부쩍 스크린에 많이 모습을 드러낸 한효주, 무려 20회 짜리 <무빙>(2023)을 정주행 하면서 한효주의 성장한 모습을 봐왔던 터라, 맨 얼굴에 칼 든 모습을 보여준다길래 기대가 컸다. <독전 2>에서 한효주의 별칭은 '큰 칼'이었지만 실제로는 손바닥 안에 들어오는 작은 칼로 피바람을 일으켰다.    

 

  세간의 평은 맞았다. 눈에, 머리에 확 꽂히는 장면이 없었다. 짧은 이야기는 수긍이 갔지만 큰 줄거리를 맞추려니 아귀가 맞지 않았다. '락(오승훈 역)'이 부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이선생'을 찾는 것, '큰칼(한효주 역)'이 아버지(또는 양아버지) '이선생'의 사랑을 받고 싶어 벌이는 칼춤과 마약제조, 여기에 이선생을 무작정 뒤쫓는 형사 원호(조원웅 역)의 개인적인 스토리가 하나의 이야기로 합쳐진 않는다.

 

이 영화의 오묘한 점이 여기있다.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나고 액션도 좋다. 밀림을 배경으로 한 현장감도 맛깔나게 표현했다. 요소들은 다 좋은데 전체적인 조화로움이 없었다는 게 아쉽기도 하고 이해가 선뜻 가지 않는 부분이다.

 

  핵심은 성장스토리가 빠졌다는 것이다. 현재의 삶과는 상관없이 무작정 부모의 억울한 죽음을 되갚으려는 '락', 어린애 처럼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는 큰 칼, 마약왕을 막무가내 뒤쫓는 원호, 이들이 가진 이야기를 영화 끝까지 밀어붙이기 때문에 관객들은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부모의 원수를 갚으려고 하려 보니까 원수가 제 삶의 은인이 되기도 하고, 아버지의 사랑 때문에 괴물로 자란 자신을 발견하고 조직을 뒤엎기도 한다든지, 주인공 몇 명의 각성으로 영화에 반전이 일어났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내게 <독전 2>는 어차피 봐야 할 영화였다. 악평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본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건진 것도 있다. 영화 안에서 한효주의 스토리는 성장서사가 없었지만 이쁘고 아름다운 한효주가 한 꺼풀 벗어낸 연기 덕분에 영화 밖에서는 분명 달라졌다. 출연진들의 다음 연기를 기대해 본다.

 

<예고편 장면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