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맛인데 또 갔다. 아는 맛이 무섭다고 했던가? 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 <범죄도시 3> 이야기다.
2023년 5월 개봉 후, 나는 소식을 기다렸다. 내가 듣고 싶었던 것, 알고리즘에 떠오르기를 기다렸던 것은 빌런의 활약이었다. <범죄도시 1>에서 장첸 역의 윤계상, <범죄도시 2>에서 강해상 역의 손석구처럼 서늘한 타격감을 주는 배우를 기다렸다. 초롱이 역을 맡은 고규필의 활약만 패러디되고 있었다. 고규필이 직접 등장해서 연기를 펼치는 영상도 계속 반복되었다. 볼까, 말까를 한참 망설이다. 지난 주말 OTT로 보게 되었다.
<머리 쓰는 마동석>
<범죄도시 3>는 '와우' 할 만한 포인트가 없었다. 이번에는 사건 소재가 마약이고 악당의 직업이 좀 의외다. 야쿠자가 합세하긴 하였지만 인상 깊지는 않았다. <범죄도시 3>에는 수십 명의 야쿠자가 등장했지만 단 한 명만 등장시켜 무사도를 체감하게 했던 <길복순>(2023)이 더 강력했다.
결정적으로는 기억에 남는 명장면이 없었다. 관객들이 마음 졸이면서 보게되는 장면을 말한다. 마동석이 이긴다 하더라도 최소 불구는 되겠다 싶은 장면, 영화관을 빠져 나오면서 감독이 저 장면에 뼈를 갈아 넣었네,라고 할만한 장면이 없다. 여기는 마동석과 빌런의 전투력뿐만 아니라 싸움 도구가 될 만한 장비가 있어야하고 긴장이 고조될 만한 공간 설정이 중요하다. <범죄도시 1>에서 공항 화장실에서 치고 박는 장면이나 <범죄도시 2>에서 달리는 버스 안에서의 격투 같은 장면을 기다렸다. 마동석이 쓰러지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마동석도 야구 배트로 뒤통수를 제대로 맞으면 기절 정도는 해주는 구나!
<범죄도시 3>에서는 마지막에 사무실에서의 싸움 장면에 심혈을 기울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마동석 팀이 출구를 봉쇄하자, 주성철(이준혁 역)이 마약이 든 가방을 들고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서부터 나는 '왜?'라는 물음이 나왔다. 사무가구가 배치된 공간에서의 싸움이 뻔하게 상상되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몇 번 티격태격하다가 싱겁게 끝났다. 악당이 주인공에게 정직하게 맞서면 재미가 없다.
<범죄도시 4>가 개봉된다고 한다. 악당으로는 김무열과 이동휘 배우가 등장한다. 김무열이 벌크업을 하면 마동석과 붙어볼 만하겠다. 여기에 이동휘가 가세한다고 하니 더욱 기대된다.
범죄도시의 매력은 역시 마동석의 주먹이 주는 시원한 타격감에 있다. 타격감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상상력과 시각적인 효과를 발휘해서 관객에게 재미를 안겨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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