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본知

에스파 노래 울려퍼지는 장덕풍천장어 광안본점

필85 2024. 6. 22. 23:28

아내의 생일 축하 주간을 위한 코스가 결정되었다. 먼저 영화의 전당에서 <인사이드 아웃 2>를 관람하기로 했다. 이어서 수영구 주택가에 있는 카페 <어거스타>에서 커피 한 잔 하면서 휴식을 취한 후 장어를 먹기로 했다. 영화와 카페, 식당 모두 딸의 의도대로 정했다. 부부가 외식하자고 노래를 불러도 딸은 배달음식이 최고라는 집순이다. 딸이 선심 써듯이 외출한다고 하니 우리는 군말 없이 따르기로 했다.

 

<인사이드 아웃 2>는 전편보다는 못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핫플레이스 <어거스타>는 스콘이 맛있다고 했다. 저녁 메뉴 장어를 염두에 둬야했기 때문에 디저트가 유명하다는 카페에서 우리는 식욕을 자제했다. 그래도 스콘은 참을 수가 없어서 하나만 주문했다. 버터와 딸기잼이 따라 나왔다. 딸기잼은 직접 만든 것이라고 했다. 스콘이 이렇게 부드럽다니! 주차만 불편하지 않다면 한번 더 오고 싶은 카페다.

 

  저녁 메뉴를 장어로 정한 것은 나영석 PD의 <뛰뛰빵빵>이라는 프로그램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이영지, 미미, 은지, 안유진이 등장하는 <지구 오락실> 번외편이라고 할 수 있다. 유진과 은지가 자동차 운전면허증을 따서 2박 3일 국내 여행을 한다. 온 가족이 즐겨 보는 프로그램이다. 마지막 날에 장어 파티를 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도 같은 메뉴로 식사 한 번 가자고 결심하고 딸이 식당을 골랐다.

 

민락수변공원 근처에 자리집은 식당에 우리가 도착했을 때가 오후 5시였는데 금방 테이블이 채워졌다. 우리는 소금구이만으로 3인분을 주문했다. 불판에 펼쳐진 장어를 보니 세 명이 다 먹을 수 있겠나 싶을 정도로 양이 많아 보였다. 기우였다. 두툼한 장어 조각은 씹히는 맛이 부드러운 삼겹살 같았다. 느끼함도 덜했다. 양념 구이를 주문하지 않기를 잘했다, 싶었다. 3인분을 깔끔하게 해치웠다. 밥이나 면 종류를 추가하지는 않았다.

 

식당문을 열었을 때, 젊은 종업원이 너무 많아서 의아했다. 장어를 직접 구워주니 손님에게 손이 많이 가는 식당이었다. 직원들은 손이 빨랐고 친절했다. 가족들이 오는 식당임에도 음악은 주로 4세대 아이돌 노래가 흘렀다. 잘 아는 에스파, 뉴진스, 아이브 노래들에 딸은 함께 흥얼거리기도 했다. 딸은 음악이 손님을 위한 것이 아니라 종업원에게 에너지를 불어넣기 위한 노래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나도 고개를 끄떡였다. 아, 그래서 종업원들이 얼굴에 미소를 잃지 않고 서비스를 하는구나!

 

딸은 화장실에 다녀오더니 놀란 표정을 지었다. 화장실의 클래스가 보통의 음식점과 다르다고 했다. 여성에게 필요한 용품도 모두 구비되었다고 한다. 이 식당에 손님이 몰리는 이유가 있구나!

 

식사를 마치고 딸과 나는 자동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고 아내는 민락수변 공원을 좀 걷다가 집으로 들어왔다.

 

생일 당일은 직장 근처 '구자윤' 빵집에서 구매한 망고케이크로 생일을 축하했다.

 

영화의 전당, 어거스타, 풍천장어, 구자윤으로 이어진 생일 주간이었다.

 

숯불 위 소금구이

 

풍천장어구이 상차림과 불판위 장어

 

카페 <어거스타>에서 스콘과 버터, 수제 딸기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