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되는 거야" (카프카)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생각이 에너지다'라는 광고문구로 유명한 박웅현 작가는 '내가 읽은 책들은 나의 도끼였다.'라고 고백한다. 카프카의 말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보이는 <책은 도끼다>라는 책은 자신이 받은 울림을 공유하고자 펴낸 책이라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저자는 '책 들여다보기'라는 주제로 2011년 2월부터 6월까진 진행한 인문학 강독회 내용을 이 책에 정리하였다. 김훈, 알랭 드 보통, 김화영, 알베르 까뮈, 밀란 쿤데라, 니코스 카잔차키스, 톨스토이의 작품을 저자는 깊이 들여다 본다.
저자는 그 중에서 <그리스인 조르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안나 카레니나> 작품을 완전히 풀어헤쳐놓고 많은 부분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일상생활속의 비유를 들어 설명한다. <그리스인,,,>과 <참을 수 없는...>은 나도 두 번 이상 읽어본 작품이라서 많은 부분을 공감했다. 더불어, 저자의 감각적이면서 분석적인 안내에 이끌려 새로운 시각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2011년 발행되어 아직까지 독자들로부터 꾸준하게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를 찾아보려고 했다. 첫번째는 강연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음으로써 대화체 사용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두번째 이유는 독자들에게 다독의 부담을 덜어 주었다.일반적으로 '책에 대한 책'에서는 많은 책을 소개해 주겠다는 저자의 과도한 의욕으로 보통 수십권의 책이 지면으로 쏟아진다. 이에 반하여 저자는 깊이 있는 책 몇 권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나머지는 간단하게 소개하였다.
마지막 이유는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포인트이다. 바로 '책은 도끼다'라는 책 제목이다. 광고전문가로서의 통찰력이
발휘된 부분이다. 저자는 머리를 후려치는 벼락같은 제목에 끌려 책을 구입한 독자를 잠에서 깨우고 독자의 얼어붙은 감수성을 깨뜨린다.
발휘된 부분이다. 저자는 머리를 후려치는 벼락같은 제목에 끌려 책을 구입한 독자를 잠에서 깨우고 독자의 얼어붙은 감수성을 깨뜨린다.
책에 대한 저자의 접근방식과 해석이 전략적이면서 명쾌하다. 부럽다. 나는 오랫동안 책을 읽고 느낌을 기록해왔지만 '책은 이것이다.'라고 정의하지 못하고 있다. 어떤 이유로 책을 읽어야 하는지 나에게 설명할 수 있지만 타인을 설득하지 못한다. 공부가 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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