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백 미터 113초, 50대 후반이면 나쁘지 않은 듯. 올해는 수영대회에 참석해서 건강미를 뽐내겠다.

필85 2023. 4. 10. 09:58

수영은 기록의 경기다. 수영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옆 레인에 동행하는 스위머가 있으면 기록 단축에 도움이 되겠지만 결국은 차가움 속에서 물과 싸우거나 어울리거나 둘 중 하나다. 

 

나는 한동안 기록을 측정하지 않았다. 나이 들어 운동하면서 치열하게 할 필요가 있나? 숨이 가쁠 정도로 한번 대시하고 땀만 좀 흘리면 되지!

 

생각이 달라졌다. 평생 운동으로 수영을 선택하고 수영 동영상을 챙겨보면서 내게 질문해 본다. 나는 점점 나아지고 있는가? 지난 일요일 손목에 전자시계를 차고 입수했다. 

 

25미터 레인에서 여섯 바퀴를 돌았다. 다행스럽게 앞을 가로막는 사람은 없었다. 기록은 5분 40초였다. 300미터에 340초, 50미터 기록으로 환산하면 56.5초다. 거의 일 분 걸렸다. 50미터 레인에서 수영 선수와 같이 출발한다고 가정해보자. 선수가 레인 끝에 도착할 때 나는 레인 중간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모습이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80 킬로미터를 달리고 있는데 옆 차선에서 '쌩'하고 스포츠카가 지나친다. 그 차의 속도는 시속 160 킬로미터다.

 

속도감을 보여주기 위해 선수와 비교해 보았다. 40대에 나의 속도는 어땠을까? 티스토리를 찾아보았다. 2011.5.10. 일, 50미터를 39초에 주파했다고 아주 기뻐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12년이 지났지만 17초나 느려졌다는 것은 나의 게으름 때문이다. 나의 기록을 알았으니 조금씩 빨라지도록 하겠다.

 

측정하지 않으면 개선할 수 없다(출처: Unsplash)

 

  수영장에서는 1년에 한 번 정도 자체 수영대회를 개최한다. 이 날은 가울 운동회와 비슷하다. 같은 시간에 수업받는 수강생들이 레인별로 옹기종기 모여 수영장 곳곳에 자리를 잡는다. 김밥으로 식사를 하면서 담소를 나누며 경기를 지켜보고 응원한다. 영법별로, 나이대별로, 릴레이경기까지 나누면 제법 경기수가 많다. 한나절은 즐길 수 있다. 

 

나도 실내 수영장에서 개최하는 운동회에 세 번 정도 참가한 적이 있다. 주최 측에게 고마운 것은 나이대별로 그룹을 나누어 준다는 것이다. 나의 출전 종목은 접영이다. 폼이 가장 멋있고 파워를 자랑할 수 있는 영법이기 때문이다. 아파트 서랍장에 수영대회에서 받은 메달이 몇 개 있다. 세 개는 실내 수영장에서 받았다. 금색깔도 있다. 몇 개가 더 있다. 광안리 바다수영대회, 밀양강 수영대회, 태화강 수영대회에서 받은 메달이다. 아웃도어 수영에서 받은 메달은 모두 참가 기념메달이다. 

 

아웃도어 수영에서 느끼는 자유로움과 조화로움(출처: Unsplash) 

 

  지난 몇 년은 코로나 때문에 수영장에서 수영대회를 개최하지 않거나 약식으로 진행하였다. 신청자 개인별로 시간을 정해서 따로 측정하고 수업시간에 시상했다. 어울리는 재미가 없어서 나는 출전하지 않았다. 올해부터는 제대로 개최될 것 같다. 지금부터 열심히 연습하면 가을 황금 들녘에 어울리는 메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가보자고!

 

다시 출발이다(출처: Unsplash)